“영어해봐” 못하면 칠판에 자살 그림…日 엽기교사

기사승인 2010-07-23 20: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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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해봐” 못하면 칠판에 자살 그림…日 엽기교사

[쿠키 지구촌] 일본의 한 중·고교에 근무하는 외국인 교사가 학생들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때마다 자살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그림을 칠판에 그려 물의를 빚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치바현 야치요다이시에 있는 사립 A중·고교에서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B교사가 2007년부터 이와 같은 부적절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고 전했다.

복수의 A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의 증언에 따르면 B교사는 자신이 던진 질문을 학생들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칠판에 선과 동그라미를 하나씩 그려 나갔다. 오답이 이어지고 선과 동그라미가 모이면 그림은 사람이 목을 매고 자살하는 모습으로 완성됐다.

문제는 2008년 11월 이 학교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남학생(당시 15세)인 C군이 실제 학교 안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C군의 교과서에는 목을 매달아 자살을 연상시키는 그림(사진)이 그려져 있었는데, C군 부모는 “장례식 때 아이 친구가 문제의 그림을 보고 ‘영어 수업 도중 선생님이 그린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 졸업생은 “영어 선생님이 수업 도중 웃자고 한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 비슷하게 자살한 학생까지 나왔으니 결론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B교사는 그러나 C군이 자살한 이듬해에도 같은 수업방식을 반복했다고 학생들은 증언했다.

C군 부모는 이에 대해 “아무리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이같은 지도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심지어 아들이 자살한 이후에도 같은 일이 계속됐다니 충격”이라고 분개했다. C군 부모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학교를 상대로 8400여만엔(11억5800여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치바지방법원에 제기했다.

A학교측은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앞두고 있는만큼 이와 관련해 말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