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의혹’ KT vs SK·KGC…의심은 가지만 확신은 못 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5-05-27 11:00:55
- + 인쇄
‘전창진 의혹’ KT vs SK·KGC…의심은 가지만 확신은 못 하는 이유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프로농구 전창진(52·KGC인삼공사·사진)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을 위해 직접 승부조작에 나선 걸로 가장 큰 의심을 사고 있는 경기는 지난 2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T와 SK, 같은 달 1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 KGC의 경기다. 지난달 KGC와 새로 계약한 전 감독은 당시 KT 감독이었다.

경찰은 전 감독이 이 경기를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KT가 크게 지는 쪽으로 불법 스포츠토토를 걸어 선수 운영 권한을 이용, 주전이 아닌 후보 선수를 주로 기용해 10점차 이상 패배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20일 경기에서는 SK가 KT를 75대60으로 물리쳤다.

지난 시즌에 중하위권(7위)이었던 KT는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SK에게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렸다. 6번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모두 졌다.

눈길을 끄는 건 이날 경기 외에도 5번의 경기 양팀 평균 점수 차가 두 자릿수(10.6점)였다는 것이다. 가장 큰 점수 차는 17점이었고 제일 적었을 때가 3점이었다. 3점 차로 졌던 한 번을 제외한 5차례 경기에서 모두 10점 차 이상 패배를 당했다.

따라서 이 경기의 15점 차 패배가 그리 특이한 결과라고 보기는 힘든 것이다.

선수 기용 면에서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눈에 띈다. 팀의 ‘주득점원’인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슈터 조성민의 출전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찰스 로드는 11분57초, 조성민은 10분만 뛰었다.

다만 찰스 로드는 당시 발목 부상으로 앞선 두 경기에선 아예 결장했고,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고생한 조성민은 이날 이후 3경기에서도 14분49초, 14분18초, 3분27초 등 10분 안팎의 시간만 소화했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의 변호인인 이정원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당시 전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지자 구단과 협의해 후보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기로 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다른 의심 경기로 거론되는 2월14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도 KT는 63대75로 졌다.

이땐 선수 기용 면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로드가 결장한 것 이외에는 특이한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조성민은 24분 10초, 주전 포인트 가드 전태풍은 20분 45초를 출전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2쿼터까지 KT는 37대38로 KGC에 단 1점 뒤진 박빙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3쿼터에 쿼터 점수 6대22로 승기를 완전히 내줬고 이 점수 차가 유지되면서 12점 차로 패배했다.

1쿼터 시작 KT 라인업은 이재도·이광재·브락·오용준·김승원이었고, 3쿼터 시작 라인업은 이재도·조성민·브락·오용준·김승원으로 별 차이가 없다. 슛팅가드 자리만 이광재에서 조성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경기가 잘 안 풀리자 3쿼터 2분 30초 정도 후에 포인트가드를 이재도에서 전태풍으로 바꿨다. 전태풍의 기량을 봤을 때 ‘주전→비주전’ 교체로 볼 수 없다. 그리고 1분 후에 슛팅가드를 조성민에서 이광재로 바꿨다. 조성민이 팀의 에이스이긴 하지만 3쿼터 시작 후 경기력이 좋지 못했고, 이광재 역시 리그에서 알아주는 슈터라는 점에서 이상할 건 없어 보인다.






3쿼터에서 KT 선수들은 턴오버(실책)를 연발하고, 슛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벤치에 앉아 있는 전 감독은 고개를 떨구기도 한다. 따라서 몇 번의 선수 교체가 있긴 했지만 먼저 나온 라인업의 경기력이 워낙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해를 할 수 있는 장면이다.


1점 차로 시작한 3쿼터가 11점 차로 벌어진 5분 40초가 지난 시점에서 첫 작전타임을 부른 게 다소 늦은 감이 느껴지고, 더 이상 작전타임을 쓰지 않았다는 게 의아하긴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조작’의 단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당시 중계를 한 MBC 스포츠플러스 김동광 해설위원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이러면 감독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강씨와 김씨가 전 감독에게 사채업자를 소개해주고 3억원을 빌린 건 이 경기가 열리고 4일이 지난 2월 18일이다.

농구 경기 자체가 작전이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교체가 잦은 게 특징이라 이런 내용만 가지고 조작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농구계의 설명이다.

결국 전 감독이 경기 결과에 따른 금전적인 이득을 챙겼는지와 실제로 전 감독 주도 아래 불법 스포츠토토 등에 대한 베팅이 이뤄졌는지가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나야 정확한 사실 관계가 밝혀질 전망이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새끼를 구하라!"" 돌아온 버팔로떼의 숨 막히는 역습

[쿠키영상] ""물고기를 제게 넘기세요"" 보트 위로 올라탄 바다사자의 염치불고 '먹방'

[쿠키영상] '미래의 이동수단'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 '호버 보드'.280m 날아 기네스 달성!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