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김연아 키즈’가 벌인 놀라운 일들… 그런데 아는 사람이 없다?

기사승인 2014-09-15 08:43:55
- + 인쇄
[친절한 쿡기자] ‘김연아 키즈’가 벌인 놀라운 일들… 그런데 아는 사람이 없다?

‘잘 생겼다~’를 노래하는 김연아(24)는 여전히 반갑습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의 근황이 인터넷을 도배할 때는 또 한번 주먹을 불끈 쥐게 되죠. 그런데 거기까지입니다. 우리가 피겨를 떠올리는 순간들이요.

14일 인터넷에는 ‘우리나라 피겨계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퍼져나갔습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관하는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피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6개국에서 개최되는 그랑프리 시리즈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4대륙 선수권과 함께 그랜드 슬램으로 불리는 큰 대회입니다. 각 대회를 통틀어 상위 6명이 대결을 펼치는 ‘왕중왕전’이 바로 그랑프리 파이널이죠. 김연아가 선수 시절 3차례나 우승한 대회인 만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올해 그랑프리 시리즈는 다음달 24일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에서 순차적으로 열립니다. 파이널은 12월 스페인에서 개최되죠. 지난 9일 최종 선수명단이 발표됐는데 놀랍습니다. 김연아와 함께 소치 올림픽에 섰던 박소연(17)·김해진(17)을 비롯해 남자 싱글과 아이스댄스 종목에도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김진서(18)와 레베카 김(16)·키릴 미노프(21)입니다. 이번 시즌부터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선 피겨 꿈나무들입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그랑프리 시리즈에 참가한 건 2010년 곽민정 이후 4년 만입니다. 4년의 성과는 남다릅니다. 선수조차 없던 아이스댄스 부문에 초청된 건 물론 6개 대회에 우리나라 선수가 모두 참가합니다. 박소연은 미국·러시아 대회에, 김해진은 캐나다·중국 대회에 서게 됐습니다. 김진서는 일본에서, 레베카 김·키릴 미노프 팀은 프랑스에서 기량을 펼칩니다.

이 소식을 알린 이들은 하나같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소트니코바에 관한 기사들이 훨씬 많은 현실이 안타깝다면서요. 네티즌들은 뒤늦게나마 “정말 장하다” “좋은 결과 있기 바란다”며 응원을 보냈습니다. 한 네티즌은 “김연아가 눈물로 뿌린 씨앗이 싹트는 느낌이다”라고 적었습니다.

김연아를 떠나보내며 우리는 피겨계의 기적이 끝나지 않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 참 쉽지 않죠. 오늘부턴 TV에서 김연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마다 피겨 꿈나무 선수들에게 응원 한번씩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