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햄버거 먹고 쉽게 金” 야구 비하 논란

기사승인 2010-11-29 13: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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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야구를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개인 홈페이지에 남겼다가 혼쭐이 났다. 비난이 쇄도하자 선수들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야구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팬들조차 "경솔했다"는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스포츠 관련 커뮤니티에는 오재석(20)과 김승규(20) 등 대표팀 젊은 선수들이 남긴 글이 캡처돼 나돌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동메달 후기를 담은 글들이다.

오재석은 "부와 명예를 좇는 것만이 성공적인 삶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며 "눈앞에서 매일같이 햄버거에 피자에 콜라를 먹으면서 아주 간단하게 금메달 목에 걸고 가는 선수들도 있더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참으로 깊은 실망감이 밀려왔지만 그럼에도 (우리 대표팀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승규도 비슷한 시기에 미니홈피에 "정말 노력해서 딴 동메달을 당당히 걸 수 있다"면서 "금메달? 경기 와서 피자? 햄버거? 콜라? 그냥 매끼마다 다 드시고 실력이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날 정도로 좋으셔서 결승전까지 쉽게 이기셔서 금메달 따 가신 분들 기분이 좋으시겠습니다^^?"라고 남겼다. 그는 "그 금메달 보단 저희 동메달이 좋네요"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글은 올라오자마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지면서 논란을 낳았다. 네티즌들은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춰보았을 때 이들 선수가 야구 대표팀 승리를 내리깎으려고 적은 글이라며 비난을 가했다. 현지 음식이 맞지 않아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기사와 결승전까지 비교적 약체인 국가와 겨뤘다는 점 등 야구 대표팀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는 거다.

비난이 쇄도하자 김승규는 글을 일부 수정했다가 아예 삭제해 버렸다. 오재석도 해당 글을 볼 수 없도록 미니홈피를 닫았다.

하지만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야구팬들은 해당 글을 퍼 나르면서 "같은 운동선수로서 독려는 못해줄망정 망언이나 한다"면서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다들 고생했고 실력으로 이긴 거다"며 "남들이 이룬 것은 쉬워보이고 자신들이 이룬 것만 어렵게 생각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TV보면서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는데 이 같은 글을 접하니 참 어이가 없다"며 "차라리 비인기 종목 선수가 남긴 글이라면 이해를 하겠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오재석이 야구 대표팀의 추신수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면제 부러워요’라고 적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동메달 따서 (군)면제 못 받으니 상대적으로 쉽게 금메달 따고 면제받은 야구선수가 부러웠냐"라며 "그러게 축구하지 말고 야구를 하지 그랬냐"고 비꼬았다.


이들이 지적한 대상이 야구 대표팀이 아니더라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다른 사람의 땀과 노력도 존중하고 격려할 줄 알아야 한다"며 "선수 이전에 사람이 돼라"고 말했다.



축구팬도 이 같은 발언을 대놓고 두둔하진 않았다. 축구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금메달 놓친 것에 대한 분함으로 해석해 주자"면서도 "잘못을 무작정 덮어주기보다는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지적해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적었다.

이에대해 오재석 선수측은 "오재석이 남긴 글은 야구 대표팀을 겨냥해 한 것이 아니다"라며 "젊은 혈기에 남긴 경솔한 발언 때문에 지금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승규 선수측은 "식사 조절을 해야하는 등 통제를 받아야 하는 선수의 푸념이지 특정 종목을 겨냥해 적은 말이 아니다"며 이번 논란이 야구 대 축구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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