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말 좋은데, 대놓고 말할 방법이 없네” 차범근 솔직 심경 토로

기사승인 2010-06-16 15: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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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말 좋은데, 대놓고 말할 방법이 없네” 차범근 솔직 심경 토로

[쿠키 스포츠] 차범근 SBS 축구해설위원이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북한대표팀을 드러내놓고 응원하기 어려운 처지를 인터넷에 솔직하게 털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차 위원은 북한과 브라질이 격돌하기 몇시간 전인 16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미투데이’의 ‘차범근 위원에게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북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북한을 응원할 거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솔직히 말하라면 나는 북한선수들에게 애정이 간다”며 “같은 피를 나누어 가졌다는 것도 그렇지만 안영학이나 정대세는 우리나라 선수들만큼 애정이 가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고 대답했다.

차 위원은 그러나 방송에서는 북한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 힘든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선수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해설을 하면 안된다고 했다”라며 “어제(15일) 저녁 너무 고민이 돼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한테 문자로 물어봤다. 스무명쯤한테 물었는데 두명 빼고는 (북한에 애정을 갖고 해설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해서 안심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적었다.

누가 차 위원에게 북한 선수를 응원해선 안된다고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차 위원의 속깊은 고민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전세계가 즐기는 스포츠 대회에서 한민족을 속시원히 응원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공감을 표시하거나 “이런 세세한 점까지 치밀하게 준비하니, 차 위원의 해설이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이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차 위원은 일본전 편파 해설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카타(일본축구팀 감독)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다. ‘Cha’라는 이니셜을 적은 우리집 특별선물을 받은 몇 안되는 친구”라고 운을 뗀 뒤 오히려 자신이 일본을 편파적으로 응원해 걱정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차 위원은 “아시아축구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우리 일본!’이라고 했다가 주의를 받기까지 했다”며 “‘한방이 없다’는 말은 애정어린 아쉬움이지 질타는 아니다. 내가 공격수 출신인지라 좋은 공격을 하다 마지막에 걸려 성공을 못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을 나열했다.

“냉정하게 저울에 단 듯이 중립을 지키는건 어려워. 나에게 1순위는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지만 두번째는 일본과 북한이야. 그리고 독일이 그 다음으로 밀렸지. 이제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