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설연휴 ‘잔소리 도피’ 청년들, ‘듣고 싶은 말’은 뭘까요

기사승인 2016-02-08 0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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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설연휴 ‘잔소리 도피’ 청년들, ‘듣고 싶은 말’은 뭘까요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지난 6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황금’ 같은 연휴에 오히려 ‘일터로’ 도망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만 19세 이상 남녀 1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 연휴 알바계획’ 설문조사 결과 중 둘 중 한 명(50.4%)이 설 연휴에 ‘알바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청년들 가운데 취업준비생 중 15.4%가 알바를 하는 이유로 ‘피신용’이라고 대답했죠.

이들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도망가는 걸까요? 바로 친척들의 ‘잔소리 폭격’입니다. 이른바 ‘생애주기별’ 잔소리 때문에 연휴에 기분 상한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10대에는 “대학 어디 가니”, 20대에는 “취업은 했니?”, 30대에는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잔소리가 마치 ‘필수코스’처럼 이어집니다. 결혼 한 뒤에도 끝나지 않습니다. 또 “아이는 언제 낳을 생각이니?”라는 질문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잔소리 중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뭘까요?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6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연휴 때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친척 누구는 대기업에 들어갔던데’가 25.9%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잔소리는 기분이 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폭행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난해 추석 당일에는 32세 아들이 아버지가 ‘취업은 안 하고 게임만 한다’며 잔소리하자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부산경찰청이 최근 3년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에 112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66건으로 평소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39건)에 비해 70%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 해마다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2013년에는 설과 추석연휴에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가 47건이던 것이, 2014년에는 51건, 그리고 지난해에는 66건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상에서는 ‘잔소리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왜 결혼 안하니?”라는 질문에는 “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해요. 돈 좀 빌려주실래요?”라고 답하거나 “아직도 취업 못했니?”에는 “저는 밥만 축내는 쓰레기에요”라고 답하는 식입니다. 지나치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서 물어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방식이죠.

잔소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말’이라거나 ‘할 말이 없어서 괜히 해보는 말’이라는 의견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친척에게 어떤 말을 걸어야 할지 고민인 분들에게 알려드리자면 대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 등 11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도움 필요할 때 연락해’가 31.50%의 비율로 ‘명절에 듣고 싶은 말’ 1위에 선정됐다고 합니다.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아라’가 2위, ‘보고 싶었어’, ‘예뻐졌네’가 그 뒤를 이었죠.

친척들이 모두 어렵사리 한 자리에 모인 자리인 만큼 서로가 ‘듣기 싫은 말’보다는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jjy4791@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