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패터슨 사람도 아니다…마땅한 벌 받아야”

기사승인 2015-10-08 14: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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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패터슨 사람도 아니다…마땅한 벌 받아야”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감사합니다”

18년 전 일어난 ‘이태원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한국으로 송환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사진)은 8일 공판준비기일이 끝나자 한국말로 이렇게 답하고 재판정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나갔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패터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417호 법정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모여 들었다.

10시30분이 되자 100명 넘게 수용 가능한 대법정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증인 신문이 시작되면 법정에 나오겠다는 뜻을 전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에드워드 리(36)는 나오지 않았으며 그의 아버지만 참석했다.

패터슨은 10시30분쯤 녹색 수의를 입고 수염을 깔끔하게 깎은 모습으로 재판정에 등장해 피고인석에 앉았다.

그는 재판석을 향해 비스듬히 앉아 재판장이 한국말을 알아들을 수 있느냐고 묻자 “조금만”이라고 영어로 답했다. 패터슨은 공판 진행 중에 통역인의 질문에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오케이, 땡큐”라고 말하는 등 침착한 태도로 일관했다. 통역사의 말소리가 작아서 “무슨 권리라고요?(right for what)”라고 되묻기도 했다.

피해자 조중필씨(당시 22세)의 부모는 공판 시작 30분전에 법정에 도착, 네 번째 줄 중간에 앉아 재판을 참관했다. 사건 담당 변호사와 함께였다. 아버지는 앞으로 몸을 기울인 채 참관했지만 어머니는 앞을 바라보지 못하고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리의 아버지는 세 번째 줄에 앉아 메모를 적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따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패터슨의 변호인인 오병주 변호사는 20여분 가량 진행된 변론에서 “마약을 한 리가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명된 거짓말탐지기의 과학적 수사 결과를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패터슨은 한국인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한국 사람”이라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감옥에 있을 때 성경책을 넣어줬더니 손을 잡고 나를 위해서 기도를 해달라고 했다”며 “음식이 입에 안 맞아 고생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미안하다면서 영치금 좀 넣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이어서 오 변호사는 “반면 에드워드는 부모가 다 한국인인데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며 “돈이 많아서 가난한 패터슨 모자를 상대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주장했다.

이에 리의 아버지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언론에 보도가 많이 되는 등 온 국민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씨는 패터슨이 한국 사람이라는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미국 사람을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다. 자기 아들이 죽었어도 이런 변론을 펼칠 것인가”라며 “패터슨은 사람도 아니다. 자기가 저지른 짓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이달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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