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50대 농장주 살해 뒤 암매장… 외국인 용의자 출국

기사승인 2015-10-02 20: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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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50대 농장주 살해 뒤 암매장… 외국인 용의자 출국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경기 여주시의 한 50대 농장주가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채 암매장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범으로 보이는 외국인 용의자 2명은 이미 출국, 경찰은 공범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외국인 용의자를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

2일 오후 2시 50분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A(54)씨 농장에서 50여m 떨어진 밭에서 A씨가 살해돼 암매장된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관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상하의 속옷만 입고 누운 채로 땅에 묻혀 있었으며, 검시 결과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A씨에게서 흉기로 찔리거나 목이 졸린 흔적 등은 나오지 않았다. 우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부검 의뢰,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달 26일 A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 계좌에서 현금카드로 10여차례에 걸쳐 3천300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께 은행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 출입국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파악했으나 이들은 앞서 이날 오후 5시께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뒤였다.

용의자들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불법체류자 F(50)씨와 D(24)씨로, F씨는 지난 6월과 7월 사이 5일가량 A씨의 농장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씨는 최근 F씨와 같은 집에서 거주해 온 사이로 여주 한 도예공장에서 일해왔다.

이들은 A씨가 통장에 수억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20분께 자신의 농장에서, 경북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한 뒤 밤사이 행방불명됐다.

다음날인 26일 오전 6시20분쯤 A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농장 인부와 A씨 동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강도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신고 접수 즉시 금융정보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추석 연휴기간이어서 30일 오전이 돼서야 은행 등 금융기관 20여곳에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했다”며 “은행을 통해 A씨 돈이 인출됐다는 사실을 전달 받은 지 4시간여 만에 용의자 신원을 파악했지만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뒤였다”고 덧붙였다.

F씨 등은 달아난 상황이지만,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30분 현재 공범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외국인 용의자가 국내에 남아있는 사실을 파악,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R(39)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

R씨는 F씨 등이 인출한 3300여만원 중 2800여만원을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의 명의로 된 4개 계좌로 분산 이체 받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R씨가 일종의 환전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긴급체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R씨는 오는 7일 오후 4시50분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 D씨 일당처럼 출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정보 조사를 통해 R씨가 F씨 등으로부터 돈을 이체 받은 점을 확인, 통신수사를 통해 서울에 있던 R씨를 임의동행했다”며 “R씨의 범행 가담 여부는 물론 F씨 등과의 관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F씨 등을 강도살해 등 혐의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할 계획이다. hy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