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어가는데 사진 찍느라… 주말 강남역 비극, 또 인재였다

기사승인 2015-08-31 00: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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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어가는데 사진 찍느라… 주말 강남역 비극, 또 인재였다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역시 또 인재(人災)였다.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정비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진 사고는 정비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서울메트로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30분쯤 정비업체 직원 조모(29)씨는 스크린도어 안에서 혼자 수리 작업을 하다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이날 오후 안전문 관리업체가 서울메트로에서 스크린도어 고장 신고를 받고 나서 조씨를 혼자 현장에 보낸 것이다.

앞서 2013년 1월에도 2호선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 점검업체 직원이 문 안쪽에서 센서를 점검하던 중 진입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이같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유지보수관련 협력업체에 ▲스크린도어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할 것 ▲지하철 운행 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하고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가지 않을 것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을 요청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서 이같은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메트로에서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고 운용은 해당업체에서 하고 있어 원인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비업체 측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찰은 계속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사망 사고는 토요일 저녁 발생해 목격자가 많았다.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과 더불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로 급속도로 퍼졌다.

당시 사고 현장 주변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쿵 하는 순간 피 튀기고 살점 날아가는데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이어지는 건 시민들의 구조가 아니었다”며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사람 죽어가는 거 자기 SNS에 올리려고 하는 건지 그 죽어가는 사람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보다 그 스마트폰 들고 영상 찍고 찰칵찰칵 소리 내면서 사진 찍고 가신 분들 때문에 더 무서웠다”며 “당신들은 분명 사람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