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을 수도”…20대 의경 사망, ‘응급의료법’ 안 지켜져

기사승인 2015-08-05 10: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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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인천의 한 경찰서 소속 의경이 무더위 속에서 축구경기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당시 응급의료법에 따른 의료진이 현장에 없었다는 점에서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죽게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20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주민공원에서 이 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A(23) 상경이 축구 경기를 하다가 쉬던 중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A 상경은 소대 대항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을 뛴 뒤 후반전이 시작되자 “힘들다”고 호소해 다른 선수와 교체된 직후 쓰러졌다. 이 체육 대회는 3박4일간 하계 야영 훈련의 하나로 진행됐으며 축구 경기가 벌어질 때 서구 일대 기온은 30.3도에 달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 상경은 같은 날 오후 2시쯤 숨졌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에는 구급차가 출동할 때에는 구조·구급 자격을 갖춘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의사나 간호사가 탑승한 경우에만 응급구조사가 구급차에 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A 상경을 병원으로 이송할 당시 구급차에는 의사나 간호사가 탑승하지 않았고,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없는 병원 총무과 직원이 구급차를 몰았다. 또 체육대회 현장에 있던 간호조무사는 정작 구급차에 탑승하지 않았다. B 경사 등 부소대장 2명이 구급차에서 심폐소생술을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으로 볼 수 없다”며 “응급의료법상 구급차 탑승 의무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양서는 체육대회를 치르기 전인 지난달 16일 해당 간호조무사가 근무하는 병원 측에 구급차 배치와 응급의료요원 지원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 병원은 체육대회 행사장 관할서인 인천 서부경찰서 방범순찰대의 지정병원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구급차 배치에 따른 비용을 병원 측에 지급하지 않았다.

인천 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행사장 등에 구급차를 배치하고 소정의 비용을 받기도 한다”며 “공짜로 배치해 주다 보니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를 현장에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병원 관계자는 “구급차와 의료요원 배치 요청이 올 때 통상 의사 몇 명, 간호사 몇 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며 “주최 측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계양서 관계자는 “당시 간호사 옷을 입은 여성 한 명이 현장에 있는 것만 확인했고 간호조무사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면 A 상경의 사망 원인과 함께 이후 문제점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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