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품행사 ‘미끼’ 고객정보 팔아넘겨 230억여원 챙긴 홈플러스 제재… 과징금 4억1000만원

기사승인 2015-04-27 21: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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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경품행사 ‘미끼’ 고객정보 팔아넘겨 230억여원 챙긴 홈플러스 제재… 과징금 4억1000만원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경품행사 응모자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제공한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과징금 4억3500만원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통해 얻은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18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1년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외제 차와 금, 다이아몬드 등을 내걸고 12차례에 걸쳐 경품 행사를 벌였다. 그런데 응모자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에 팔려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단지, 구매영수증, 응모함에 부착된 포스터나 경품행사 홈페이지 첫 화면 등의 광고물에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내용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이후 응모단계 화면 등에서도 생년월일과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가 경품행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반면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부분은 소비자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표시했다.

공정위는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광고하면서 응모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사항을 명확히 알리지 않은 이런 행위를 ‘표시 광고법’을 위반한 기만적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경품행사로 인한 매출액을 산정하기 어려워 홈플러스에 3억2500만원, 홈플러스테스코에 1억1000만원 정액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판매한 혐의로 도성환사장(60)과 김모 전 부사장 등 전·현직 홈플러스 임직원을 지난 2월 기소했다. 당시 수사 결과 홈플러스는 고객 개인정보 총 2406만여건을 불법수집·판매해 한건당 1980원씩, 모두 231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품행사를 통해 확보한 개인정보를 불법판매해 얻은 수익이 약 148억원이며, 그외 고객들이 홈플러스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개인정보를 불법판매해 얻은 수익을 83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개인정보 불법판매로 얻은 부당이득 환수와는 별개로 불법적인 광고 행위에 대해 법의 한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200억원대에 이르는 부당이득의 환수액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결정된다.

표시광고법상 부당표시 광고 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이 산정됐을 경우 그 관련 매출액의 2%가 한도다. 홈플러스의 경우 현재 경품행사로 얻은 수익이 140억~180억원 사이에서 정확하게 산정되지 않았다. 만약 관련 매출액이 약 180억원이라고 할 경우 3600만원이 최고액이 된다.

공정위 측은 “현 단계에서 매출액을 산정하기 곤란해 5억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며 “광고의 위법성 정도를 고려해 홈플러스㈜와 모회사인 홈플러스테스코㈜에 각각 3억2500만원, 1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직적인 고객 정보 장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재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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