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 중학생의 ‘장애인의 날’ 5행시 가슴 울려… 이재하군 “책 읽기와 글짓기 좋아해요”

기사승인 2015-04-27 14:10:55
- + 인쇄
작은 마을 중학생의 ‘장애인의 날’ 5행시 가슴 울려…  이재하군 “책 읽기와 글짓기 좋아해요”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충남의 한 마을에 사는 중학생이 ‘장애인의 날’(4월 20일) 작성한 5행시가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장애인의 날 5행시’라는 제목으로 ‘장애인의 날’에서 앞글자를 딴 5행시가 적힌 사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사진은 충남 홍성군에 있는 홍동중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왔다. ""장애인의 날 기념 5행시 금상 작품입니다""라는 설명이 달렸다.

내용은 이렇다.

‘장’ 차 나비가 될
‘애’ 벌레는
‘인’ 간들이 무관심한 사이에도
‘의’ 지를 가지고
‘날’ 아가는 꿈을 꾼다

이 시는 홍동중학교 3학년 이재하(16)군이 장애인의 날 학교에 출품한 작품이다.

대회를 기획한 홍동중학교 최근영 교사는 2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학교 자체적으로 한 행사""라며 ""여섯 작품을 선정해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 총 여섯 작품을 시상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장애와 관련된 영상을 본 후 5행시 짓기를 했더니 참여도가 8~90%가 나왔다""며 ""이 시는 그 중에서도 금상을 탄 작품으로 페이스북에는 교장 선생님이 직접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재하군은 통화에서 ""정말 하고 싶은 말만 짧고 간단하게 썼다""며 ""평소에 시는 쓰지 않지만 글짓기에 관심이 많아 독서감상문과 일기를 많이 쓰고 있다. 최근엔 과학글짓기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쓴 시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경을 묻자 이군은 ""신기하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특수교사셔서 장애인 형들이 집에 놀러오곤 했다""며 ""운동대회 같은 걸 준비하는 형들을 보면서 꿈과 열정이 있으면 어떤 장애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이군이 평소에 책 읽는 걸 좋아한다""면서 ""아버지 어머니 모두가 각각 홍성에 있는 고등학교와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일을 하고 있어 장애인을 접할 기회가 많아 편견이 적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교사는 쿠키뉴스의 요청에 다른 수상작들을 보내왔다. 다음은 은상을 받은 작품이다.

‘장’ 애인을
‘애’ 인처럼 챙겨주고 바쁘게 돌아가는
‘인’ 생 속에서 잠시 쉴 수 있는
‘의’ 자가 되어주는
‘날’ 이 오길 바라며

‘장’ 애를 가진 학생에게
‘애’ 들과 어울리게 하지 않고
‘인’ 권을 보장해주지 않고
‘의’ 지를 가지게 하지 않으면
‘날’ 개가 꺾인 새와 같아요

네티즌들은 이 게시글에 11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눌렀다. 이들은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인이 탄생했네"" ""중의적인 표현들을 잘 썼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한 네티즌들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5행시를 댓글로 달기도 했다.

‘장’ 단점은 누구에게나 있듯이
‘애’ 처롭게 바라보지말고
‘인’ 생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의’ 로운 마음을 가지고
‘날’ 없는 시선으로 대하자

소개한 오행시는 17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한 네티즌은 ""애벌레=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 등), 인간들의 무관심=사회의 무관심, 나비=날아오르다(꿈을 이루다)로 해석된다""며 시를 높이 평가했다.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