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연예기획사 대표와 여중생은 서로 사랑했을까… 법원, 진술 엇갈려 함께 녹취록 확인하기로

기사승인 2015-04-02 11: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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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연예기획사 대표와 여중생은 서로 사랑했을까… 법원, 진술 엇갈려 함께 녹취록 확인하기로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40대 남성과 여중생은 정말 사랑했을까. 자신보다 27세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아낸 남성에 대해 법원이 두 사람 사이 대화를 담은 녹음파일을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혐의로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씨(46)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녹음파일 전체를 증거로 채택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조씨와 피해자인 A양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해 나왔다. A양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조씨의 강요에 못 이겨 면회를 갔다고 했고, 편지를 적게 쓰면 조씨가 ""다음부터는 꽉 채워라"" ""그래야 남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로 보일 것 아니냐""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이 제출한 구치소 녹취록에서는 조씨가 A양에게 '택시 끊기면 안 되니 오늘은 편지를 쓰지 말고 가라'고 하거나 '편지를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재판 과정에서 조씨는 자신이 A양과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했지만, A양은 조씨의 강요로 면회를 가고 편지를 썼을 뿐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앞서 조씨는 2011년 8월 자신의 13살짜리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던 A양을 처음 만나 ""연예인을 할 생각이 없냐""며 접근, 수차례 성관계를 해 임신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양이 임신한 채 가출하자 한 달 가까이 동거했다. 이후 A양은 성폭행을 당했다며 조씨를 신고했다.

1·2심은 조씨의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 12년과 9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접증거로는 유일한 A양의 진술이 선뜻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조씨의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양측에서 먼저 녹음파일을 녹취록으로 각각 작성해 각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A양이 실제 사용했던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아 대검찰청에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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