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히 쉬세요”…위안부 피해 황선순 할머니, 89세로 별세

기사승인 2015-01-26 13: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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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선순 할머니가 2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황 할머니가 이날 오전 8시께 전남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황금자 할머니의 1주기이기도 하다.

192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살던 황 할머니는 17살 때 부산에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이웃의 거짓말에 속아 고초의 삶에 들어섰다.

황 할머니는 부산과 일본을 거쳐 남태평양의 작은 섬 나우루에 있는 위안소에 동원돼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약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숱한 시련과 고통을 당해야 했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 아들 내외와 함께 살았지만 오랜 시간 어려운 형편과 뇌경색, 당뇨 등 여러 질병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고 정대협은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전남의 한 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28일 비공개로 엄수된다.

정대협 관계자는 “하루 빨리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노년의 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afer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