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내연남에 “1억 내놔” 거부하자 납치·살해·암매장…‘막장’ 모녀에 중형

기사승인 2014-12-22 2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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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내연남에 “1억 내놔” 거부하자 납치·살해·암매장…‘막장’ 모녀에 중형

헤어질 것을 요구한 70대 내연남에게 돈을 뜯어내려 납치한 뒤 돈을 받지 못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모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양섭)는 강도살인 및 사체은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배모(64·여)씨에게 징역 30년을, 일본계 미국인으로 배씨의 친딸인 H(23)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모녀의 부탁을 받고 성모(72)씨를 납치해 감금하고 폭행한 심부름센터 직원 김모(24)씨와 배모(24)씨에게 각각 징역 5년,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납치하는데 가담한 김모(23·여)씨 등 가담 정도가 약한 6명에게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씨에 대해 “범행의 동기가 극히 비열하고 범행의 내용도 저항할 수 없는 고령의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시멘트와 벽돌로 은닉하는 등 잔인하고 참혹하다”며 “뒤늦게나마 범행을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나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배씨의 딸 H씨에 대해서도 “감금 및 강도 범행을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이끌었다”며 “그럼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중형을 선고한 취지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4월 초 약 9년간 내연관계에 있던 피해자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며 다른 여자를 만나자 딸 H씨와 짜고 20억원가량의 재산이 있는 피해자에게 돈을 뜯어내기로 공모했다. 배씨는 심부름센터 직원 등을 고용해 4월 11일 오후 4시쯤 파주시 적성면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를 납치, 자신의 집과 서울 반포의 빌라에 감금했다.

그러나 배씨는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피해자가 거부하자 4월 15일 오전 1시께 결박된 상태의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하고 딸을 통해 시멘트와 벽돌을 주문해 빌라 거실에 사체를 은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