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풍자 작가 체포 소식에 극명히 갈린 인터넷 반응… “잡아 넣어라” vs “옹졸한 정부”

기사승인 2014-10-21 17: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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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풍자 작가 체포 소식에 극명히 갈린 인터넷 반응… “잡아 넣어라” vs “옹졸한 정부”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전단을 뿌린 팝 아티스트 이병하 작가가 경찰에 체포됐다. 네티즌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2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정오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 옥상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그려진 전단 4500장을 뿌렸다. 같은 시각 서울 을지로동과 신촌동 등지에서도 이씨의 동료 3명이 해당 전단 1만5000장을 뿌렸다.

전단 속 박 대통령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여주인공처럼 꽃무늬 상의와 푸른색 치마로 된 한복 차림으로 머리에 꽃을 꽂고 있다. 윗부분에는 ‘수배 중’(WANTED)이라는 문구가, 아래에는 ‘미친 정권’(MAD GOVERNMENT)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인근에 근무하던 경찰은 건물 옥상에 이 작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출동해 건조물 침입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작가는 7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단지를 뿌린 혐의는 입건 대상이 아니지만 이 작가가 무단으로 건물에 들어간 것이 문제”라고 체포한 이유를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저런 인간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게 한탄스럽다”거나 “배후가 누군지 밝혀내라” “이건 풍자를 넘어섰다” “대통령 모욕죄를 적용해야 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작가를 체포한 경찰과 박근혜 정부를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풍자에 발끈하는 건 독자재이기 때문” “언제부터 남한이 북한 같아졌나” “외국에선 저런 풍자 그림이 매일 신문에 등장하는데 ” “정말 옹졸한 정부”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 작가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를 백설공주에 빗댄 풍자 포스터를 만들어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작가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인 지난 6월엔 한복을 입은 박 대통령이 개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그려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