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잃어도 본전은 찾아야지”… 스포츠 토토의 검은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

기사승인 2014-07-25 1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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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일간베스트저장소

“돈 잃어도 본전은 찾아야지”… 스포츠 토토의 검은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

“망했다 잘못 베팅했네.” “하나만 맞으면 1000만원 버는데.” “내 예측결과만 따라오면 돈 번다.”

스포츠베팅 토론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댓글이다. 사람들은 돈을 잃어도 일확천금을 위해 다시 베팅을 시작한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달 번 돈 스포츠 토토로 다 날렸다’는 제목과 함께 “내일부터 막노동 뛰러 나간다”는 글이 올라왔다. 토토에 베팅한 돈과 적중시키지 못한 토토 내역을 캡처한 사진도 함께 게재됐다. 많은 사람들은 “얼마 안 잃었네” “남자면 본전은 뽑아야지” “언젠간 당첨 되겠지”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낸다.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신종 앵벌이’가 기승이다. 축구경기가 끝나자 게시판은 계좌번호로 도배된다. 한 네티즌이 “형들 저 돈 잃었어요. 배고픈데 밥값이 없네요”라며 “5000원만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남긴다. 다른 네티즌들도 차례대로 계좌번호를 올린다. 돈을 번 한 사람이 일부 네티즌들에게 입금을 하면서 “꼭 밥 사먹어라”는 말을 남긴다.

돈을 받은 네티즌들은 다시 베팅을 시작한다. 하지만 돈을 잃으면 바로 계좌번호를 올리면서 ‘앵벌이’를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선수모욕과 자살발언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패배하게 되면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특정 선수를 비방한다. 자신이 잘못 베팅했다고 생각하면 “한강으로 모여라. 같이 갈사람 구한다”는 글까지 올라온다.

스포츠토토 공식 온라인 발매사이트인 ‘베트맨’은 ‘즐거운 스포츠·즐거운 토토·소액으로 건전하게 즐기세요’라는 글과 함께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을 목적으로 발행’이라는 바람직한 취지를 밝힌다.

1인당 10만원까지만 구입할 수 있게끔 제한도 걸려있다.

하지만 많은 이용자들은 건전하게 즐기지 않는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계속해서 베팅을 한다. 다른 주민등록번호로 ‘베트맨’아이디를 만들어서 이용하거나 불법사설토토 사이트에서 베팅을 한다.

전재형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