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수술하고 의사는 안보이고’…PD수첩 ‘대리수술’ 고발

기사승인 2014-07-23 12:17:55
- + 인쇄
‘간호사는 수술하고 의사는 안보이고’…PD수첩 ‘대리수술’ 고발

MBC ‘PD수첩’은 22일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편을 통해 전신마취 상태에서 의사가 아닌 간호사와 상담실장이 수술을 집도하는 만행을 고발했다.

PD수첩은 한 의사의 양심고백으로 제보받은 성형외과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수술실에 의사 없이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 간호사의 모습이 담겼다.

대리수술의 피해자는 이자영(가명)씨였다. 이씨는 간단한 모발수술을 하는 도중 1시간 만에 의식을 잃었고 결국 식물인간이 됐다.

해당 병원은 “수술에 집중하느라 산소포화도 체크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대리수술을 부인했지만 다른 전문의는 “의무기록지를 보니 중요한 내용이 다 빠져있다. 의무기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간호사가 전문의 없이 무리하게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집도한 것이다.

제보받은 CCTV에는 상담실장이 모발수술을 진행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상담실장은 “의사가 시켜서 했다. 수술방법은 책을 보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보한 의사는 “대리 수술은 흔하다”고 고백했다.

다른 피해자인 손영준(가명)군은 다리를 다쳐 수술했지만 식물인간이 됐다. 손군의 부모는 대학병원에서 특진의사로 마취과장을 신청했지만 마취를 진행한 사람은 1년차 레지던트였다. 당시 마취과장은 손군의 부모에게 “휴일이라 수술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대리수술’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성형수술 의료사고와 관련해 “대리수술이 빈번하다”며 “불필요한 전신마취를 하고 환자가 자는 것만 확인되면 담당 의사는 나간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은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에게 전신마취를 맡기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누굴 믿어야 하나” “의사의 본분을 잊었다. 양심이 없다” “나도 전신 마취했었는데 운이 좋았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재형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