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총기난사 유족들은 지금… “우리 아들 떠났지만… 임 병장도 피해자”

기사승인 2014-06-24 10: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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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총기난사 유족들은 지금… “우리 아들 떠났지만… 임 병장도 피해자”

육군 22사단 55연대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참담한 마음을 뒤로한 채 GOP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고 진우찬 상병의 아버지인 진모씨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족들의 뜻을 전했다. 현재의 GOP는 웬만큼 강한 사람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운 열악한 조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씨는 “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이나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과연 임 병장이 그런 것들은 제대로 받았는지 (의문이다)”라며 “개인의 일로 돌리기엔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진씨는 또 “관심사병 A등급이었던 임 병장을 투입하기 직전 B등급으로 바꿨다”면서 “유가족들은 ‘검증이 덜 된 상태여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인원이 부족해 무리하게 배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진씨는 “‘B로 있던 사람도 A로 떨어질 것 같은 환경인데 A로 있던 사람을 B등급으로 만든다?’ 이런 것에 관한 명쾌한 해석이 안 된다면 이건 제2, 제3의 임 병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니냐”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이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사람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고도 덧붙였다.

발언에 앞서 진씨는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GOP 현장으로 달려갔던 지난 21일 밤을 회상했다. 밤새 길을 달려 아침 6시쯤 현장에 도착한 진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열악한 근무환경에 놀랐다고 했다.

진씨는 “주간조, 야간조 혹은 3교대 정도로 극심한 병력의 모자람 속에 근무를 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며 “무기체계나 인원, 교육 등에 대한 관리가 너무 안돼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런 곳에 아들을 근무시켜놓고 나는 따뜻한 방에서 발 뻗고 자고, 좋은 것 먹으며 지낸 것을 스스로 많이 책망했다”며 애타는 마음을 드러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