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일베충”… 여성시대에 허위글 올리고 협박한 일베 회원 2명 입건

기사승인 2014-05-30 09: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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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 2명이 다른 커뮤니티에서 악성 댓글을 유도하고 합의금을 요구하며 협박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30일 여성 커뮤니티사이트인 ‘여성시대’에 허위글을 작성하고 회원들의 악성 댓글을 이끌어낸 뒤 “모욕죄로 고소하겠다”며 합의를 강요한 혐의(공갈·무고)로 A씨(25)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여성시대에 자신을 여성 회원으로 속이고 “남자친구가 일베충(일베 회원을 낮춰 부르는 네티즌 용어)이다. 나를 때리고 고양이를 발로 찼다”고 게시판에 허위글을 작성했다. 회원 34명은 발생하지 않은 사실에 분노하며 악성 댓글을 작성했다.

이에 A씨 등은 “정신적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고소를 진행 중이다”라는 내용의 글과 대구 동부경찰서 사진을 게시판에 세 차례 올리고 회원들에게 합의를 요구했다.

일베는 그동안 지역과 인종, 성별 등에 대한 차별적 게시물로 수차례 물의를 빚어 왔다. 특히 여성시대의 경우 일베의 주요 공격대상이다. 여성시대 게시판에서 이성관계나 결혼관 등을 주제로 나오는 여성 회원간의 은밀한 대화 내용이 일베 게시판으로 옮겨져 공격을 받기도 한다. 여성시대도 일베 회원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고 있다.

여성시대 회원을 속인 A씨 등의 소식을 접한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공분이 일었다. “합의금을 목적으로 악성 댓글을 유도하고 협박을 당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돈을 주는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일베 회원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사실이었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게시판에 쏟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