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케밥 자원봉사자’ 에네스 카야, 알고 보니 ‘초능력자’ 배우

기사승인 2014-04-24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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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케밥 자원봉사자’ 에네스 카야, 알고 보니 ‘초능력자’ 배우

[쿠키 사회] 진도 세월호 침몰 참사에 ‘케밥 봉사’를 나서 논란에 시달렸던 터키인 자원봉사자 에네스 카야(Enes Kaya)씨가 배우로 밝혀지며 시선을 모았다.

카야씨는 2010년 배우 고수·강동원이 주연한 영화 ‘초능력자’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 하는 주인공의 친구 알 역으로 출연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에네스씨는 2009년 FC서울의 통역으로 일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으며, 현재는 모국인 터키와 한국 간의 무역업을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24일 오전 에네스 씨 외 터키인 네 명과 한국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앞에서 터키 전통음식인 케밥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는 부스를 꾸렸다. 이들은 주위 시선에도 불구하고 땀 흘리며 케밥을 만들었다. 체육관 안까지 케밥을 직접 나르며 5시간여 동안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가득한 진도체육관에서 고기 냄새가 풍기는 케밥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들은 곧 봉사 부스를 철수해야 했다.

터키인들과 함께 봉사를 나온 한 한국인은 “도청과 군청에 문의한 후 차린 것”이라며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과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오늘 점심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같은 날 오후 자신의 SNS 계정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싶었다”며 “우리의 마음이 충분히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유가족 여러분, 형제 나라 한국 힘내시길 바랍니다”라고 관련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