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침몰 순간 구명벌 터뜨린 이형래 경사 “더 구했어야 하는데…”

기사승인 2014-04-23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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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침몰 순간 구명벌 터뜨린 이형래 경사 “더 구했어야 하는데…”

[쿠키 사회]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기울어진 배 위에서 구명벌을 터뜨린 목포해경 소속 이형래(37) 경사가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경사가 탄 100t급 경비정 123함은 사고가 일어난 16일 해경상황실의 긴급 구조 지시를 받고 오전 9시 30분 현장에 최초로 도착했다.

이 경사는 도착한 순간 배는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져 위태로운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비함이 여객선에 바짝 붙자마자 선체에 오른 이 경사는 구명벌을 빨리 터뜨려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기울어지고 미끄럽기까지 한 상황에서 겨우 조타실 앞쪽 갑판까지 오르니 구명벌은 쇠줄에 묶여 있었다. 힘들게 떼어낸 구명벌도 녹이 슬어 안전핀이 잘 뽑히지 않았다. 이 경사는 발로 차는 등 사력을 다한 끝에 구명벌들을 바다에 떨어뜨릴 수 있었다.

구명벌 7개 세트 정도가 더 보였지만 배가 더 기울면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보니 선수 쪽 유리창 안(객실)에서 구명조끼를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는 승객이 보였다고 한다. 이 경사는 곧바로 동료와 구조 도구를 이용해 유리창을 깨고 안에 있던 승객 6명을 구조했다. 이번 사고의 최초 구조자였다.

이후 10명의 해양경찰이 탄 123함은 74명을 추가 구조해 총 80명의 목숨을 살렸다.

이 경사는 “많은 사람을 구하려고 구명벌을 펼쳤는데 더는 구조자가 없어 태우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그는 123함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원들을 싣고 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상황이 워낙 긴박해 구조자가 누구인지 구분할 겨를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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