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볼수록 치가 떨려…이준석 선장, 과거 TV서 “승무원 지시만 따르면 안전합니다”

기사승인 2014-04-19 2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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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볼수록 치가 떨려…이준석 선장, 과거 TV서 “승무원 지시만 따르면 안전합니다”

[쿠키 사회] 침몰된 배 안에 수백 명의 승객들을 두고 먼저 배에서 탈출한 이준석(69) 선장이 과거 한 TV에서 안전을 위해 ‘승무원 지시’를 강조하는 인터뷰를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선장은 2010년 O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 인천∼제주 여객선을 이용하시는 분은 다음에 오셔도 안전하고 쾌적하고, 우리 승무원들 지시만 따라서 행동하시면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 선장은 당시에는 청해진해운 소속 ‘오하마나호’ 여객선을 몰며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오하마나호는 세월호와 함께 인천~제주를 항해하는 여객선이다.

그는 2004년 1월 제주투데이와 인터뷰에서는 30년 바다 인생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배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다. 배에서 내릴 때면 섭섭한 마음에 다시 한번 배를 쳐다보게 된다”며 “바다에서 태풍을 만났을 땐 ‘다시는 배를 타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람이란 간사해서 그 위기를 넘기고 나니 그 생각이 없어져 지금까지 배를 타고 있다”고 했다.

이 선장은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며 위안을 얻는다며 “오늘도 내일도 배와 함께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처럼 그는 평온할 때는 배에 대한 애정, 선장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자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을 포함한 수백 명 승객들의 비명을 뒤로 한 채 자신부터 도망쳐버렸다.

승객들은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대피할 엄두를 못 내다가 차가운 바다 아래에 갇혀 버렸다.

이 선장과 승무원 2명은 19일 유기치사, 과실 선박매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