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세월호 참사에 ‘자작시’ 올려 빈축… 네티즌 “진도에 시 쓰러 갔냐”

기사승인 2014-04-18 09: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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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 세월호 참사에 ‘자작시’ 올려 빈축… 네티즌 “진도에 시 쓰러 갔냐”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실종된 가운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사고 직후부터 SNS에 자신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시를 게재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지사는 사고 직후인 16일 오후 8시 자신의 SNS계정에 ‘캄캄바다’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저도 가는 중입니다/ 밤이 됐습니다/ 캄캄합니다/ 캄캄한/ 밤바다에/ 기적이/ 일어나길/ 빕니다”라는 내용이다.

이후 17일 오전 4시에는 ‘가족’이라는 짤막한 시를 올렸다. “자식 걱정으로/ 가족들은 실신상태입니다/ 캄캄한 바다도/ 자식사랑을 잠재우지 못하네요/ 자식을 위하여/ 해경보다/ 해군보다/ 장관보다/ 총리보다/ 더 뜨겁습니다.”

이후 오후 1시에는 ‘진도의 눈물’이라는 시를 게재했다. 시는 “진도체육관·팽목항구에 비가 내립니다”로 시작해 “먼 바다 속 구조는 어려운데/ 비·바람까지 불고 있네요/ 사망자가 늘어나며/ 가족들의 분노도 높아갑니다/ 국민들의 슬픔은 커지고 있습니다/ 부처간 손발을 맞추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로 끝난다.

이외에도 지금은 삭제됐지만 ‘밤’이라는 시의 캡처화면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해당 시의 내용은 “어린 자식/ 바다에/ 뱃속에/ 갇혀 있는데/ 부모님들/ 울부짖는 밤/ 괴로운 밤/ 불신의 밤/ 비까지 내려/ 속수무책 밤/ 긴긴 밤/ 괴로운 밤”이다. 사고 당일 진도를 방문해 쓴 시로 보인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네티즌들은 “유가족을 조롱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전에 제정신부터 차려라”고 김 지사를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김 지사가 진도체육관에서 학부모들의 구조 요청에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에서는 영향력이 좀 있는데 여기에서는 영향력이 없다”고 발언한 영상 인터뷰가 전해지며 “영향력도 없는데 시 쓰러 갔냐”는 질타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참담한 심정에 애끓는 마음을 담아 올린 것”이라며 “오해를 사 안타깝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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