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가족들 “아이들 죽어가는데 구조는 부실에 늑장” 절규의 호소문

기사승인 2014-04-18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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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18일 정부의 부실한 대처와 허술한 구조 작업을 성토하고 국민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해 대국민 호소문을 준비했다”며 “16일 사고가 난 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아이들이 모두 구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족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는 관계자가 아무고 없었고 상황실도 없었다”며 정부의 늑장 대처를 비판했다.

이어 “그날 저녁 민간 잠수부들과 함께 사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지만 해경은 배를 띄우지 못하게 막았다”며 “흥분한 실종자 가족들이 책임자를 불러 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10시간 넘도록 구조 작업도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며 실종자 구조를 바라는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고 구조는 없었다”며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며 실종자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가운데 긴급한 도움과 관심을 요청했다.

다음은 실종자 가족들의 호소문 전문.

2014년 4월 18일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제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

4월 16일 9시쯤 사고가 나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통해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중 12시쯤 전원 구출이라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이곳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생존자 82명, 학생 74명 교사 3명, 일반인 5명.

도착시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겁니다. 학부모님들 대책위원회를 꾸려 행복관, 체육관 두곳 나눠 책임자들과 현장 방문하고자 했습니다. 민간 잠수부 동원해 자원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습니다. 흥분한 우리는 소동 피고 난리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 보내달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그 시간에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16일 밤, 10시가 넘도록 구조작업이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요청에도 “1시에 한다고” 하는 말을 전달받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 받는다”는 말로 관계자는 얼버무렸습니다.

우리나라 군 전체는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학부모와 민간잠수부는 생명 걸고 들어가겠다고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어제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인원은 200명도 안됐고, 헬기는 단 두 대. 배는 군함 두 척. 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대원 8명이 구조작업 했습니다. 9시 대한민국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습니다.

국민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

우리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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