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세월호 비상매뉴얼 지켰나… 청해진해운 문걸어잠구고 대표 잠적

기사승인 2014-04-17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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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소속선사인 청해진해운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17일 인천시 중구 사무실 내 사고대책본부를 폐쇄하고 회사 문도 잠갔다. 침몰사고 하루 만에 취재진 등 외부의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회사 측은 당초 16일 브리핑을 통해 “여객선 탑승객과 국민들께 죄인의 심정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수습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사무실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일체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현재 해경이 조사하고 있어 우리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해진해운 김모 대표의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전날 회사 측은 “김 대표가 사고 현장에 내려갔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수많은 취재진과 승객 및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현장에서 그를 봤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김 대표가 사고 발생 직후 진도의 구조현장을 방문했다가 구조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하자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님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입원한 병원이 어디인지는 회사 관계자들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상태다. 따라서 고의적으로 외부 접촉을 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해진해운이 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승객 대피를 최우선시 해야 함에도 일부 승무원들 사고 직후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했다. 사고 선박이 기울기 전 구명정은 바다 밖으로 펼쳐지지 않았다. 실려있던 구명조끼 중 270개는 선미에 보관돼 승객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더구나 승객들을 선실에 머물러 있게 한 안내방송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에는 선장을 비롯해 승무원들이 유사 시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는 매뉴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선박에는 비상 매뉴얼이 있고, 승무원에 대한 교육도 시킨다”면서 “매뉴얼 교육을 제대로 시켰는지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수익 기자, 최정욱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인천=정수익 기자 jwchoi@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