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선장도 도망간 그 곳에서…’ 단원고 학생들, 환갑 어른 탈출 돕고 못 나와

기사승인 2014-04-17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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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선장도 도망간 그 곳에서…’ 단원고 학생들, 환갑 어른 탈출 돕고 못 나와

[쿠키 사회]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노인의 탈출을 도운 후 자신들은 선체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선장 마저 300여명의 승객을 두고 탈출한 상황에서 보인 학생들의 용기이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17일 오후 진도 세월호 사고 현장 방문 후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초등학교 동창들과 환갑 기념 여행으로 세월호를 탔다는 심창화(60·여)씨는 허 대변인에게 자신이 단원고 학생 몇 명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심씨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선체 안은 사람들과 물건이 모두 쓰러지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이 과정에서 신씨는 부상을 당했다. 선박이 더 기울어지면서 승객들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신씨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 순간 수학여행을 왔다는 단원고 학생들이 신씨 앞에 나타났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어머니 먼저 구출하자”고 대화를 주고 받더니 신씨를 부축하고 선실 밖으로 밀어냈다.

심씨는 17일 “내가 다리를 다쳐 못 움직이니까 일렬로 서 있던 남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전달해줘 탈출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한테도 계속 구명조끼를 챙겨주더라”며 “그런데 지금 그 남학생들이 안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심씨는 사고로 다리 타박상 등 부상을 입어 해남 우리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이날 인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