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카톡으로 “살아서 만나자, 사랑합니다”…선생님과 학생, 침몰 순간 서로를 걱정했다

기사승인 2014-04-17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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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카톡으로 “살아서 만나자, 사랑합니다”…선생님과 학생, 침몰 순간 서로를 걱정했다

[쿠키 사회]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사고 상황 속에서 카카오톡(카톡)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JTBC 뉴스에는 단원고 한 반의 단체 카톡 채팅 장면이 공개됐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괜찮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건 이날 오전 9시쯤. 세월호의 표류가 시작된 건 8시 50분이다. 교사는 배 안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학생들의 상황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선생님은 괜찮으세요?” “구명조끼는 입으셨어요?”라는 등 선생님을 걱정했다. 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는 주변 친구의 이름을 대며 “OO이도 괜찮아요” “아직 다친 학생들은 보이지 않아요”라며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우리 살아서 만나자, 사랑한다” “다들 사랑합니다”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 외에도 사고 발생 후 학생과 가족들이 주고 받은 카톡 내용이 속속 공개되면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 이모 군은 상황이 긴급해진 오전 9시20분 아버지에게 “배가 기울었다. 침몰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군의 전화는 이 한마디를 끝으로 끊겼다.

당황한 아버지는 곧바로 “OO아 무슨 말이야?” “배가 가라앉는다니?” “OO아 괜찮은 거니?” “OO아” “아들아”라고 계속해서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메시지 상단의 숫자 ‘1’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들이 해당 메시지를 읽지 못한 것이다.

밤에는 침몰된 배 안에서 카톡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져 현장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실종자 학부모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0시53분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카톡이 왔다”며 “즉시 수색을 재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10시48분쯤 실종된 학생의 형에게 전송된 메시지엔 “지금 여기 배 안인데 사람 있거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남자애들 몇 명이랑 여자애들은 울고 있어”라며 “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 안에 사람 있다고 좀 말해 줄래”라고 적혀 있다.

경기경찰청은 “신고를 받았다”며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는 이날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 일반 승객, 승무원 등 475명을 태우고 진도 부근에서 침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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