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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식품 문제없나] 法앞에… 선택 여지없이 박탈당한 알권리
  • 입력:2013.05.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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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식품 문제없나] 法앞에… 선택 여지없이 박탈당한 알권리 기사의 사진

유전자재조합(GMO) 농산물과 이를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 수입량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표시제도의 허점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소비자의 알권리 확대를 위해 철저한 표시제를 시행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식품업계는 시장 혼란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재는 가공식품의 5가지 주요 원재료 중 GMO DNA 또는 외래단백질이 남아 있을 경우에만 GMO 표기를 하도록 돼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GMO 대두·옥수수 등을 가공해 식품을 생산해도 GMO DNA나 외래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성분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5가지 주 원재료에 들지 않는 여섯 번째 원재료부터는 GMO 농산물이라도 표시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과자·두부·두유 등 135개 가공식품의 GMO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GMO 포함 여부가 표시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이 중 80%인 100개 제품은 GMO 옥수수·대두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산’으로 표기돼 있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GMO가 원료에 포함된 식품은 DNA·외래단백질 잔류 여부나 원료비율 순위에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하고 있다. 2·3차 가공을 거친 제품도 ‘이력추적제’를 통해 GMO 농산물 포함 여부를 표기해야 한다. 국내 소비자 단체 등도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EU 수준으로 표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GMO 식품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표기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실련 윤철한 팀장은 “GMO는 기껏해야 20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미래 세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표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MO 식품은 식량안보와 연관돼 있어 GMO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이 전반적으로 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여대 경영학과 박성용 교수는 “GMO 제품이 안전하다고 완전히 입증된 것도 아니고 위험하다고 입증된 것도 아니라는 점이 문제”라며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GMO 성분이 포함됐는지만이라도 반드시 알려줘야 하고, 안전한지 아닌지는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력추적제 등 표시제도의 지나친 확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식품산업협회 김정년 식품안전부장은 “우리나라의 원료는 70∼80%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력추적제를 도입할 경우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지만, 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가공식품은 사실상 이력 추적이 불가능해 불공정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식량 수입국인 일본과 대만은 우리보다 표시 기준 강도가 약한데 유럽 수준으로 확대하자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허상도 교수 역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GMO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표시제 확대는 오히려 저렴하게 식품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를 방해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GMO에 대한 장·단점을 정확히 알린 후에 올바르게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면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GMO의 유해성은 아직 학계에서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세대 내과학교실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했기 때문에 식품으로 가공됐을 때 영양적으로 완전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든다”며 “유전자를 조작하면서 식품 영양의 불균형이 초래돼 결과적으로는 섭취 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나·전수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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