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망구 더러워” 카카오스토리 할머니 능욕녀 인터넷 뭇매

기사승인 2013-03-28 16: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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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구 더러워” 카카오스토리 할머니 능욕녀 인터넷 뭇매

[쿠키 사회] 20대 여성이 병실에 반나체로 몸져 누워있는 한 할머니가 불결하다며 욕설과 함께 할머니의 노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에 무단으로 올려 뭇매를 맞고 있다. 네티즌들은 ‘무개념 할머니 능욕녀’라며 이 여성을 비난하고 있다.

네티즌 A씨는 28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카스(카카오스토리 준말)에 할머니 나체사진 올린 O’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B씨가 병상에 몸져누운 한 할머니를 비방했다고 고발했다.

A씨는 글에서 “카스에서 파도타기를 하다 (어처구니없는) 사진을 발견했다”며 “25살이나 된 여성 B씨가 저런 글과 사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B씨가 지난해 4월 23일 카스에 올린 사진에는 “미친 할망구, 이 OO로 잔다. OO 더러워”라는 욕설 섞인 글과 함께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팬티를 반쯤 내린 채 누워 있는 한 할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할머니의 신체 일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B씨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고 사진을 공개했다. 베개 등에 적힌 문구로 볼 때 사진은 충청 지역 종합병원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

A씨는 “B씨의 친구로 보이는 네티즌이 민망했는지 사진을 지우라고 했는데도, (B씨는) 끝까지 (사진을) 안 지웠다”며 “사진의 댓글로 볼 때 B씨는 간호사는 아닌 듯하고, 사진 속 할머니와 같은 병실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환자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존중돼야 할 공간이며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라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행위가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이런 사진을 누가 왜 올렸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어 “해당 사진을 올린 사람의 이름을 확인했지만 우리 병원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직원이 없었다”며 사진을 찍어 올린 네티즌은 병원 관계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20대 여성의 철없는 행동에 혀를 차고 있다. 신체 노출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앓아누운 할머니를 더럽다며 함부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아무런 죄의식조차 못 느낀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내 눈에는 몸이 아픈 불쌍한 할머니가 보일 뿐인데 더럽다며 사진을 마구 찍어 올리다니….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더 미친 것 같고, 더 더럽다”고 꼬집었다. B씨의 철없는 행동에 분개한 일부 네티즌들은 ‘할머니 능욕녀’라는 제목을 달고 다른 커뮤니티로 사진을 퍼 나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환자들의 사생활이 담보돼야 할 병원에서 환자들의 노출된 사진을 온라인에 마구잡이로 올린 것은 인권침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