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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그저 살기 위해서… ‘슈퍼맨’이 쓰는 시
  • 입력:2013.02.0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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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그저 살기 위해서… ‘슈퍼맨’이 쓰는 시 기사의 사진
[쿠키 사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몸이지만… 자음 하나 모음 하나 클릭해봤습니다”

2003년 어느 날, 해병대를 제대한 후 등록금을 벌기 위해 나선 건설현장 아르바이트. 3m 지붕 위에서 아래 차량에 건축자재를 던지다 자재들과 함께 떨어졌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정신은 살아있는데 몸이 이상했다.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숨도 인공호흡 기계에 의지해 쉬고 있었다. 의사가 “원래 죽어야하는데 너무 아파서 정신 줄을 못 놓은 것 같다. 그래서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신마비이자 호흡부전 마비, 지체장애 1급 장애인 홍성모(34·사진)씨의 이야기(본보 2012년 2월 4일자 보도 참조)다. 좁쌀만한 희망도 없을 것 같은 삶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그가 최근 인터넷에서 시집을 펴냈다. 말 그대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산 송장’과 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며 안경테 가운데 붙은 레이저마우스를 통해 힘겹게 지은 시들이다.

‘눈꽃’ ‘어머니’ ‘그런 사람이고 싶다’ ‘울타리’ ‘월대천’ ‘오늘도 우산을 펼칩니다’ ‘구름.’ 자신이 지은 시들 중 가장 자신 있는 것들 7편을 PDF 파일로 모았다. 지인의 도움으로 다운로드 사이트(기사 아래 링크 참조)를 열었고, 파일 당 3300원에 판매된다. 절망스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소통해 온 그는 ‘슈퍼맨’이란 별명으로 이미 인터넷에서는 나름 유명인사다. 그런 그가 이처럼 보잘 것 없는 시집을 팔게 된 이유는 자신이 지은 시에 자신이 있어서, 좋은 글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따위의 거창한 이유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저 ‘살기 위해서’다.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생활고를 못 견디겠다며, 애인과 헤어졌다며, 취직이 안 된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팍팍한 세상이지만 손가락 하나 맘대로 못 움직이고, 정전이 돼 인공호흡기계라도 멈춰버리면 바로 죽어버리는 홍성모씨는 ‘살기 위해서’ 자신이 쓴 시를 판다.

최근 홍성모씨는 ‘언제 심장이 멈출지 모르는’ 상태가 돼 버렸다. 1년마다 한번 씩 바꿔줘야 하는 튜브를 5년째 쓰다보니 튜브가 거의 썩었다고 한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수입이라곤 60만원의 정부 지원금이 전부다보니 수술은 꿈도 못 꾼다. 언젠가부터 시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력마저 상실되면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은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매일 매일 시를 쓰고 ‘살고 싶어한다.’ 공교롭게도 그가 펴낸 시집의 제목은 ‘눈으로 말해요’다.

◇슈퍼맨 홍성모 후원하기=www.polarbear911.com/contents/911_2.php

송병기 쿠키건강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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