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아니라 지옥” 대전 고교 체벌 사진 고발… 인터넷에 올라 파문 확산, 교육당국도 주시

기사승인 2012-06-13 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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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아니라 지옥” 대전 고교 체벌 사진 고발… 인터넷에 올라 파문 확산, 교육당국도 주시

[쿠키 사회] “자살하고 싶어요. 이게 학교 입니까? 지옥이고 교도소에요.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죽고 싶을 정도라고요.”

대전의 A고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심한 욕설과 체벌을 하거나 두발과 복장을 지나치게 단속하는 등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다는 고발글이 인터넷에 올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사안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A고교에 진상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를 촉구를 나섰고, A고교는 관련 학생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논란은 A고교 1학년에 재학중인 B군이 최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이게 학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B군은 글에서 A고교 교사들이 학생들의 두발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체벌을 일삼는다고 호소했다. B군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머리카락이 손가락 위로 튀어나오면 (교사가) 욕설을 하고 머리채를 잡으며 벌점을 준다”며 “물론 학생이 머리가 길면 벌점을 받아야 하지만 길어봤자 3㎝인데 심하다”고 적었다.

B군은 등교 시간에 명찰을 부착하지 않거나 생활복을 입은 학생들에게는 벌점을 매기는 대신 복장을 단정히 하라며 집에 되돌려 보낸다는 불만도 털어놓았다.

글에는 또 수업시간에 숙제를 하지 않았다며 욕을 하거나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고, 과제물을 찢는가하면 휴대전화를 아예 학교로 가져오지 못하게 하거나 가방에서 반바지가 나와도 욕설과 함께 벌점을 주는 사례가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B군은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A고교 학생 수십명이 등교시간 엎드려뻗쳐 체벌을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파문은 A고교측이 12일 인터넷에 글을 올린 B군과 이에 동조한 학생 등 모두 3명의 학생을 색출하면서 더욱 커졌다. B군 등 3명은 학교에 가는 대신 부모들과 함께 대전시교육청으로 가 A고교에서 벌어지는 체벌과 폭언 등에 대해 진정했다. 이후 B군 등의 학부모는 학교로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사와 충돌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학교 C교장은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두발 및 복장 규정은 이미 학생회와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마련된 교칙에 따른 것”이라며 “인터넷에 오른 사진도 최근에 찍은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 촬영된 것이지만 일부 학생들에게 폭언과 체벌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C교장은 그러나 인터넷에 고발글을 올리고 이에 동조한 B군 등 3명에 대해서는 징계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B군 등 3명이 인터넷에 올린 고발글 중 폭언과 체벌 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해도 ‘교장 가족들이 다 해먹고’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글을 올려 심각하게 학교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교칙상 학교 명예를 실추하면 퇴학까지 가능한 만큼 이들을 어떻게 처분해야할 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직접 교육청으로 찾아와 교사들의 체벌과 폭언을 진정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그렇게 학생들을 체벌하지 말라고 당부하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 A고교측에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관련 사태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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