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업자의 양심선언…‘학생회장하면 차 한대는 뽑는다?’

기사승인 2011-11-08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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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업자의 양심선언…‘학생회장하면 차 한대는 뽑는다?’

[쿠키 사회] 일부 대학 총학생회의 비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 유통업자가 “학생회 비리에 직접 가담했었다”는 양심고백을 했다.

8일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는 ‘제가 겪은 총학생회 비리 고백해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학교를 특정하지 않은 채 “매년 학교 축제 때면 총학생회나 총여학생회 회장에게 전화가 온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학생회에서 제품을 100만원어치 구매하고 싶은데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는 150만원짜리를 써달라고 요구한다”며 “행정실에서 150만원을 입금해주면 다시 50만원은 본인(총학생회) 통장으로 입금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야 손해볼 거 없고 계산서 발급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입금해주면 ‘그만’이란 생각에 몇 번을 그렇게 했다”면서 “불경기에 먹고 살아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업자의 양심고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총학생회의 비리에 행정실 직원 등 교직원도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어떤 학생회장은 이런 행위가 처음인지 ‘행정실 직원이 알려줬다’고 말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한두 군데가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가 이런 방법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글쓴이는 “‘(학생회 비리는) 체대가 금액이 크다’는 얘기와 ‘단과대 회장하고 졸업하면 승용차 한대 끌고 나온다’는 통설도 사실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양심고백을 한 이 사업자는 “제품을 파는 입장에서 이런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어렵다”면서도 “세금으로 등록금 채워서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 자체 정화를 통해 등록금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것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일부 학생회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했다.

한 네티즌은 “예전부터 총학생회 회장하면 외제차 한대는 그냥 뽑고 나온다고 했다”면서 “일부 학교 총학생회는 통학버스, 축제, 자판기까지 커미션을 요구하고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총학생회 비리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관행에 얼룩진 총학생회를 새롭게 정비해 등록금이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모든 총학생회가 비리투성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내가 단대 학생회장할 때는 저런 돈 10원 한 장 받은 적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글쓴이는 비공개로 글을 작성,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