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한마디가 미혼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기사승인 2011-05-11 17:08:01
- + 인쇄
[쿠키 사회] “내 말 한마디가 다른 미혼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해외입양인 지원단체인 뿌리의 집과 한국미혼모가족협회가 ‘입양의 날’인 11일 ‘제1회 싱글맘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아이는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지, 결코 버린 게 아니란 말입니다”

서울 중구 사회복지모금회 대강당에서는 자녀를 해외에 입양보낸 어머니 두 명이 참석해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자식을 남의 품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한맺힌 절규가 듣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김모(37)씨는 “1999년 스물 넷의 나이에 혼자 딸을 낳아 친권포기각서를 쓰고 입양기관에 맡겼다”며 “처음에는 모성애를 못 느꼈는데 막상 아이 얼굴을 보고나니 도저히 보낼 수 없어서 돌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각서와 경제력을 이유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흐느꼈다.

김씨는 “내 말 한마디가 다른 미혼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가 나서서 엄마가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래도 안되면 입양을 추진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1976년 18살에 낳은 아들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으로 입양보냈다가 29년만인 2005년에서야 상봉한 노모(52)씨는 “노름에 빠진 남편이 젖도 안 나오는 나를 끌고가 피를 뽑아 팔게 했었다”며 “남편 정신 차리라고 20일 정도 집을 나온 사이 다른 가족들이 아이를 입양 보내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이를 ‘버렸다’는 그 단어가 너무 싫다. 내가 버린 게 아니라 주위에서 그렇게 만들었다”며 “어찌 됐든 엄마로서 자식을 지키지 못했기에, 죄인이기에 언제든 돌로 치면 맞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지금 당장 나이 어린 미혼모들은 막막하겠지만,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지켜내길 바란다”며 “우리 사회가 엄마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제발 손가락질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