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암투병 노부부의 슬픈 어버이날…목숨끊어

기사승인 2011-05-09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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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중증 치매와 암 투병. 노부부는 수년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그들의 옆에는 아들 가족이 부모의 병수발을 위해 늘 함께 있었다.

그리고 어버이날이었던 하루 전 8일 노부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들 내외와 손자 2명을 “고생했다”며 지방으로 여행을 보내놓은 채….

8일 오전 5시30분쯤 경기 용신 신봉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 집에 살던 전모(69)씨와 노모(62·여)씨 부부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은 “함께 살던 아들이 ‘집에 전화를 안 받으니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집안에 들어가보니 두 노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남편 전씨는 침실에서, 노씨는 베란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부부는 자식과 손자들에게 “미안하다, 고마웠다”는 내용의 유서만 5장을 남긴 상태였다.

전씨 부부는 함께 살던 아들 가족을 7일 지방으로 여행을 다녀오라며 보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 아들은 경찰에서 “여행지에서 집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아파트 경비원에게 집에 좀 가봐달라고 부탁했다”며 흐느꼈다.

노인들은 전씨가 수년전부터 중증 치매, 노씨는 암 수술을 받는 등 힘겹게 투병생활을 해왔으며 아들 내외는 부모 병 수발을 하느라 계속 함께 살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유족들의 진술과 유서 내용을 토대로 전씨 부부가 더 이상 자식들에게 병 수발 부담을 주기 싫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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