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교사·10대 여중생 머리채 드잡이…여선생 “놔라” 제자 “싫어요”

기사승인 2010-11-12 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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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이제 그만하자. 머리채 서로 놓자", "좋아요" "근데 왜 안놔? 빨리 놔" "싫어요"

55세 여교사와 14세 여중생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벌였다. 선생님과 학생은 머리채를 서로 잡고 싸우다 놓기로 하고 교사가 학생의 머리채를 놓았다. 하지만 학생은 '약속'을 무시하고 선생님의 머리채를 놓지 않았다. 이 사건의 갈등이 커지면서 학생 부모는 선생님 등을 검찰에 고소해 형사사건으로 번지게 됐다.

12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50대 여교사-10대 여중생 머리채 드잡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15일 전남 순천의 어느 중학교 교실 오전 A학교 4교시 수업이 끝날 무렵. 국어 담당 여교사가 수업 중 딴짓을 하고 있는 여학생에게 "수업에 충실하지 않고 뭐하고 있나"라며 훈계하다 손으로 뒷머리 부분을 쳤다.

그러자 여학생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가려 했고, 여교사는 "왜 마음대로 수업 중에 나가느냐"며 여학생을 가로 막았고, 이 과정에서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았다. 이 여학생은 "왜 때려요"라며 학생인권을 주장하며 반발했고 교사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급기야 이 여학생도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서로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 동안 싸우던 두 사람은 동시에 머리채를 놔주기로 합의, 여교사가 먼저 여학생의 머리채를 놨다. 하지만 학생은 교사의 머리채를 계속 잡은 채 이를 말리려는 다른 남학생들에게 “너희들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라며 소리를 질렀고 교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 교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은 검찰 고소로 이어졌다.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소집, 해당 학생에게 전학을 권고했으나 학부모 측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반박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문제의 학생은 평소에도 수업 태도가 불량했다고 한다.

게다가 당시 선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회의 내용을 문제삼아 해당 교사와 교장, 교감 등 6명을 직권남용과 명예훼손, 폭력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

학교측 관계자인 K 교사는 이 문제와 관련 "학교내 체벌이 검찰 고소로 이어졌지만 교권을 지키기 위해선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게 학교 측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 관계자는 "해당 학생의 부모가 그 이전부터 다른 교사들에게도 문제 있는 행동을 보여줬다"며 "교사 역시 해당학생을 고소해야겠지만 선생님이 제자를 고소한 사례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여교사는 "학생이 용서를 구했고 학생과 같이 울기까지 해 용서를 해 준다고 했지만 이미 선도위원회에서 전학권고를 내렸다"고 말했다.

사건이 이렇게까지 확대되자 학교측과 다른 학부모들은 고소까지 된 마당에 학교에서 이 여학생을 두고 어떻게 교육이 가능하겠느냐며 선도위원회의 결과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교사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아무리 교권이 바닥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학생이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싸울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학부모는 "선도위원회의 결과에 승복 못하겠다"며 "중학교는 의무교육인데 전학권고를 내린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전학을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한편 문제의 학생은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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