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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죽이는 의사? 낙태전문 산부인과 불필요” 최안나 의사
  • 입력:2009.11.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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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죽이는 의사? 낙태전문 산부인과 불필요”  최안나 의사 기사의 사진

[쿠키 사회]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산부인과. 입구는 물론 내부 곳곳에 ‘우리 병원은 낙태 시술을 하지 않습니다’란 문구가 붙어 있다. 30,40대 젊은 의사로 이뤄진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진오비)’의 최안나(43·아이온산부인과 원장) 대변인의 일터다.

최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 5건을 소화했다. 진오비가 의사들로선 사상 처음으로 지난 11월초 낙태근절운동을 선언한 뒤 시민과 언론 등의 뜨거운 관심에 오후 진료를 포기했다. 빡빡한 일정 탓인지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

그는 “관심이 높다는 건 우리 사회에서 낙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며 “이번에 낙태 문제를 제대로 공론화하지 못하면 다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근친상간이나 강간 등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낙태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선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 대변인은 “낙태는 사회 모두가 공범”이라며 “수십 년 간 방치해온 문제를 이제는 책임 있는 자세로 풀어 나갈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 그가 동료 의사에 대한 고소·고발도 감수하면서 나선 이유다.

그는 “일부에서는 여성의 선택권으로 낙태를 주장하지만 낙태가 가능한 환경이 결코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지 않는다”며 “오히려 낙태로 인해 임신의 모든 책임이 여자에게 전가되고 여성의 건강권, 임신했을때 느끼는 모성애인 모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사에게 낙태는 ‘독 사탕’이라고 했다. 건당 30~40만원의 수입원을 얻기 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 끊지 못한다. 그러나 “산부인과가 낙태를 하지 않아서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그 직업군은 없어져야 마땅하다”며 “낙태 말고 분만, 불임 치료 등 다른 의미의 진료가 있어야 산부인과의 존재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도 비판했다. “정부도 낙태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며 “1970~ 80년대 인구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낙태를 권한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옛 가족계획협회(현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피임의 한 방법으로 낙태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 한해 35만 건의 낙태가 불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재판에 회부된 건은 10건 미만이라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진오비’ 의사 회원들과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 낙태 광고를 살피고 산모인 척 상담전화를 걸어 낙태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낙태 금지 거리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있다.

본업에 지장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요즘 마음이 편하다”고 웃었다.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낙태를 했던 지난 6년간 죄인으로 지냈다며 인터뷰 내내 굳은 얼굴을 보이던 그가 딱 한 번 미소 지은 순간이었다. 신은정 기자, 박소현 인턴 기자



인터뷰 전문

-언제 낙태근절운동을 처음 해야겠다고 생각했나. 행동으로 옮기게 된 계기가 있었나.

"낙태를 하려고 대학 나오고, 공부해서 의사가 된 것은 물론 아니다. 2008년 12월에 진오비(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가 생겼던 것은 낙태 때문만은 아니었다. 산부인과의 왜곡된 현실을 우려하고 타개하기 위해 30, 40대의 젊은 의사 위주로 만나서 수 없는 논의를 했다. 그 결과 산부인과의 왜곡된 현실의 근본에는 낙태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어느 병원이든 (법위반으로) 걸면 걸리는 낙태에 대한 고리를 끊지 못하면 정상적인 시스템은 불가능하다는 근본적인 원인이 나왔다.

낙태는 사회 모두가 공범이다. 수십 년간 방치해 온 책임이 있다. 사회가 바뀌고 인프라가 구축되려면 먼저 현장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병리를 현장에서 느끼면서 낙태에 대한 족쇄는 항상 있었다."

-진오비의 실제 회원수는 어떻게 되는가.

"670명이다. 하지만 숫자는 의미가 없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역시 4000명의 회원이 있지만 아주 활발한 회원과 아주 소극적인 회원은 소수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주시하며 대세를 지켜보고 있는 거다. 낙태를 근절하려면 4000명의 회원이 모두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어느 병원은 낙태를 하지 않고, 다른 병원에 낙태환자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전체 동참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가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소수의 동참자로 시작해서 사회적, 법적인 압박을 통해 전체가 스스로 안 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언론에 호소를 하기 시작했다. 진오비 외에 별도로 낙태근절운동본부도 있다. 이것은 우리의 힘만으로 될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참여가 필요하다고 봐서, 전국민이 참여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이 시급한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 하지만 과거에 정부차원에서 애국을 위한 낙태를 권한 적이 있었다.

1973년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시행했고 그 결과 70년대 4.5%이던 출산율이 정확히 10년 만에 절반인 2%대로 떨어졌다. 낙태를 가족계획협회에서 피임의 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결국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조건이 모두 충족될 때 아이를 낳게 되고 결국 90년대는 성비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저출산이 심각한데도 낙태는 논의조차 없었다.

다행히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의논하겠다고 해서 25일 참여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남성 성감 떨어진다는 이유로 간단한 피임도 외면하는 대한민국”

-낙태실태가 어느 정도 되는가. 정부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줄고 있다고 하는데.

" 낙태는 실태조사조차 안 된다. 낙태수술을 하고서 ‘낙태수술 몇 건 했습니다’하겠는가.

낙태가 한 해 100만 건이 이뤄진다는 추정치가 나돌기에 2005년 처음 시행된 전국실태조사에서 산부인과 201곳의 자발적 참여로 추정된 수치가 한해 34만여 건이다.

누락된 곳도 많고 이것이 전수조사는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물론 아니다.

낙태가 줄었다는 건 착각이다. 스스로의 자정운동에 의해 낙태를 시술하지 않는 의사들이 있고, 광고까지 하는 낙태전문병원이 생기면서 시술 양극화로 일반병원에서 체감하는 것이 줄었을 뿐이다. 결혼연령이 점점 높아지는데 미혼 상태에서의 임신은 더 늘고 있고, 기혼여성의 낙태는 줄어드는 반면 미혼여성은 오히려 늘고 있다. 낙태가 줄고 있다면 낙태 전문병원이 생겼겠는가.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실태조사가 가능하다. 전국 1000여 개 산부인과만 대상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의지가 없다. 이대로 두면 절대로 낙태가 줄지 않는다."

-피임교육, 성교육으로 낙태를 줄일 수 있지 않은가.

"교육하는 사람조차 피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해 피임에 관한 한 매우 후진국이다. 왜냐면, 피임도 임신도 낙태도 온전히 여성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만이 가진 질병은 의학수준이 매우 발달했다. 하지만 여성만의 질병은 그보다 훨씬 더디다.

나도 환자들에게 피임을 꼭 권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피임에 대해 무지하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하지 않는 거다. 혹시나 임신했다 하더라도 간단하게 낙태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임해서 낙태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절대로 아이를 지울 수 없어야 피임을 한다."

“낙태가 여성 권리 신장한다고? 오히려 침해”

-태아의 생명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인생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전자만 중요하다고 일률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한가.

"여성단체에서 여성의 권리로 낙태를 주장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낙태현실이 결코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낙태로 인한 여성의 건강권, 그리고 아이를 낳았을 때 느끼는 모성애인 모권이 심각하게 침해 당하는 거다.

임신의 모든 책임이 여자에게 전가되고 그 귀결점이 바로 낙태수술이다.

실례로 내가 상담을 했던 환자가 구구절절한 이유로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남편과 함께 오라고 해서 설득에 설득해서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겠다는 각서까지 썼다. 그런데도 그 후에 또 임신을 해서 왔다.

오로지 남성의 성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간단한 피임조차 외면하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만약, 여성이 낙태수술을 할 때 남자가 손가락 마디 하나만 아팠어도 피임을 했을 거다.

이것이 과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무분별하게 태어난 아이들로 입양아가 는다면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부추길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의 10대 요구사항에는 해외입양금지조항이 있다.

작년에 1300여명이 입양갔다. 아이들을 해외 입양 보내는 국가의 TOP10안에는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아이들이 입양되는 이유는 그들이 용인되지 않는 출산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적으로 문란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에 사회에 해로운 존재이고 지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조항이 아니다.

하지만 낙태는 불법이다. 35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이 낙태를 통해 죄를 벗고 있는데 그들을 극소수의 문제아라 할 수 있는가. 낙태를 하는 사람은 가려져 있고 낳은 사람은 손가락질 받는 현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낙태부터 근절되어야 한다."

-사회적 인프라보다 낙태근절이 우선이라는 말인가.

"아니다. 인프라는 같이 가야 한다. 하지만 인프라가 구축되려면 불편한 진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낙태현실이 분명한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게 외면하고 있다. 낙태를 행하는 35만 명의 남성과 여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억압할 수 밖에 없는 가정과 사회, 그리고 의사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보이지 않게 의사와 당사자 둘이서 얼른 해결하고 숨기면 끝난다.

이들은 보이지 않고, 낳는 사람들은 비난 받고 외면 당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프라가 구축되기도 어렵지만 그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다. 한해 연쇄살인이 10건이 일어나면 온 나라가 난리가 난다. 그런데 35만의 생명이 죽어가는데 논의도 안 된다. 논의가 있어야 권리도, 정책도 생긴다."

-최 원장도 과거에 낙태수술을 했다고 알고 있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어느 병원에 있다가 내가 개원을 했을 때는 둘째를 임신 중이었다. 태중에 아이가 있는데 의사로서 낙태를 해야만 했다. 왜냐면 명백한 수입원이 됐기 때문이다. 의사의 본분이라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합리화해야만 했다. 나는 임신 중인 상태에서, 낙태가 환자와 아이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했다.

나뿐만이 아니다. 간호사들도 임신하는 경우에, 임신 중인 상태에서 태아를 지우는 수술을 한다.

환자 중에는 낙태환자뿐만이 아니라 불임환자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너무도 건강한 아이를 지우고, 그 수술이 끝나면 아이가 없어 너무도 고통 받는 환자를 대한다. 한 가닥 희망을 붙들고 울고 웃는 그들을 보며 낙태된 그 건강한 아이를 저들 부부에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의사를 떠나 인간으로서 너무도 안타까웠다.

분만환자는 눈물을 흘리며 내 손을 잡고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감동이 전해온다.

하지만 낙태환자가 낙태해줘서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물어본다. '엄마 오늘은 시험관 시술 얼마나 했어? 어떻게 됐어?'

하지만 '엄마 오늘 낙태 몇 번이나 했어?'라고 묻지 않는다. 물론 나도 말하지 않는다. 6년간 낙태시술을 하면서 겪은 일들이 결국 낙태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의 밑거름이 된 거다."

백혈병 진단 받은 낙태 환자 “내가 애 떼서 벌 받는 중” 자책

-기억에 남는 낙태환자가 있는가.

"오래전 일이다. 한 여성이 아이를 낳겠다고 왔다. 그런데 30주가 지나 본인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아이를 낳고 치료하려 했는데 그 여성분이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전에 딸이란 이유로 6번 정도 아이를 지웠다고 했다. 이 여성분은 부유한 집에 교육수준도 높은 여성이었다. 그럼에도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지워야 했던 거다. 이번에는 아들이라 해서 낳겠다고 했는데 본인이 백혈병에 걸렸다. 그 환자가 울면서 그러더라. 자신이 병에 걸린 건 딸 때문이라고, 세상 빛 한번 못 보게 한 죄를 받는 거라고.

의학적으로 백혈병과 낙태는 아무 연관도 없다. 하지만 엄마가 가진 죄책감은 아무도 모르게 의사와 은밀히 해결하고 끝나버린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낙태증후군은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조차 되지 않지만 이렇게 선명하게 남는 기억인 거다.

살아가면서 '내가 그 애를 낳았더라면…'이란 생각을 수 천 번 수 만 번도 더 하게 된다.

사회적 환경이 그 여성을 낙태로 몰았고 그 엄마의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았다.

낙태는 결코 행복을 위한 과정이 아니었다."

-낙태수술을 거부한 병원 중 문 닫은 병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산부인과의 존재 의미에 관한 것으로 봐야 한다. 대다수가 낙태를 하지 않아서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그 직업군은 없어져야 한다. 낙태 말고 다른 의미로 산부인과가 필요하다면 산부인과의 존재의미가 있는 거다. 이것은 문닫은 병원이나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어떤 의미로 산부인과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인 거다."

-딸이 둘이라고 하셨는데, 만약에 딸이 임신을 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참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전제는 임신에는 지우거나 낳거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 조건을 떠나 임신을 했다면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한다. 아이에게도 이미 수도 없이 그렇게 교육을 했다.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낙태가 만연하다는 증거다. 낳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만이 존재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낙태를 반대한다. 하지만 ‘내 아이가…’ 혹은 ‘내가…’라면 안 된다고 한다. 이중잣대를 들이밀 수 없다. 프랑스에서는 어떠한 임신도 지원하고, 칠레의 경우 고등학교 내에 미혼모의 보육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그러더라. 프랑스의 미혼모는 소신 때문에 아이를 낳는 거고, 우리나라는 사고 쳐서 낳는 거라고.

어떠한 임신이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이 맞고, 그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이 옳다.

생명은 소중하다며 낳은 아이는 퇴학당하고 낙태를 한 아이와 상대인 남자아이는 학교에 다닌다.

이것이 제대로 된 사회인가. 생명에 대해서는 ‘어쨌든’ 책임지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저출산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옛날과 다르게 경제적 여건이 안 된 상황에서 아이들이 자라난다면 그 아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 있다.

"두 가지다. 50,60년대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나빴지만 그때는 먼저 ‘잘 살든 못살든 임신을 했으면 낳는 거다’라는 인식이 있었다. 두 번째는 낙태수술에 대한 접근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낙태수술비도 물가를 감안하면 크게 변하지 않았을 정도로 낙태가 쉽다.

왜 아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겠는가. 모든 부가 소수의 아이에게 집중되니 그런 거다.

적은 수의 아이들을 선택적으로 낳고, 그 아이들에게 모든 관심과 경제력을 집중한다.

경제논리에 의해 생명이 좌지우지 되는 나라에서 무엇을 논하겠는가.

교육문제를 논의하기 앞서 경제논리보다 생명이 더 우선이라는 것부터 선행 돼야 한다."

-유럽보다도 한국문화는 무척 보수적이다. 미혼모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가능하다고 보나.

"국민의 의식은 이미 그 수준에 와 있다고 본다. 다음의 아고라에서도 활발하게 논의 되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오히려 사회지도층이 더 보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태어나면서 한 살인 나라다. 만 나이로 세지 않는다.

뱃속에 있는 태아의 생명을 존중했던 사회다. 우리나라에서 낙태행위는 의료행위 중에서 처벌이 가장 무거운 죄다. 애초부터 우리나라는 생명이 존중되었던 나라다.

10대가 임신하는 것은 그들이 임신할 만한 몸이니까 임신이 된 거다. 절대로 살 수 없는 기형아는 태중에서 대다수가 죽는다. 장애가 있든, 10대이든 태어날 수 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낳아야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낙태가 안 좋은 건 다 안다. 하지만 출산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쉬쉬하는 분위기는 바뀌지 않는 거다.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미혼모가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앞장서서 막고,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은 문제아 캐릭터로 나온다. 당사자가 아닌 부모와 아이 아빠가 인정해야만 낳을 권리가 생긴다. 진짜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다.

이러한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낙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원히 해결이 안 될 것이다.

해외 입양과 같은 사회병리도 해결할 수 없다."

-낙태근절운동 이후 변화가 있었나.

"생각보다 많은 성과가 있다. 정부에서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산부인과 스스로가 조심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동참 의사와 간호사 모두가 직접 모니터링을 한다. 전화상담, 인터넷 상담을 통한 낙태는 자정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버젓이 이뤄지던 낙태 상담이나 광고가 많이 줄어들었고, 전화로 낙태시술을 문의해도 일단 와서 수술하라는 직접적인 권고가 줄었다. 한 푼의 스폰서도 받지 않고, 회원 의사와 그 직원들의 힘만으로 이러한 변화가 생겼는데 앞으로 취지에 공감하는 국민과 미온적이었던 의료계 내부에서도 참여가 있다면 낙태근절은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박소현 인턴기자,

http://www.analesson.com/

) 사진=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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