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방사능 심각…1.5갑 피우면 X레이 300번

기사승인 2011-04-17 10: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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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과학] 일본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담배에 들어있는 방사성 물질도 주목받고 있다. 금연 전도사인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담배에 들어 있는 방사성 물질의 인체 위해성을 언급했다.

박 원장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사고를 일으킨 일본 원전에서 내뿜어지는 방사능보다 훨씬 위험한 수준이다. 담배 속에 방사성 물질이 있다는 사실은 1960년대부터 발견됐다.

당시 담배에 방사성 폴로늄(Po-210)과 방사성 납(Pb-210)이 극미량 들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담배회사들은 이를 제거하는 연구를 시작, 담뱃잎을 세척하거나 필터를 사용하기도 했으며, 유전자 조작 담배를 재배하기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이러다가 1982년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담배의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담배의 방사능 발산에 큰 관심이 쏠렸다.

논문을 게재한 연구팀은
담배를 하루에 1.5갑 피우는 사람의 폐 조직 검사에서 나온 폴로늄 방사선량은 1년간 300회 정도의 가슴 엑스선 검사를 한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연 열풍의 도화선이 됐던 논문이었다.

폴로늄은 중금속으로 비록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일지라도 흡연을 할 경우에는 골고루 퍼지지 못하고 기관지에 축적되는 데다 폴로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알파선으로 엑스레이에 비해 세포나 DNA를 파괴하는 정도가 20배에 달한다는 게 당시 연구팀의 주장이었다.

결국 화학적 발암물질인 타르와 함께 기관지에만 집중적으로 고위험도의 방사능 알파선에 노출되는 흡연자들의 폐는 쉽게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정상인의 기관지에서도 소량의 폴로늄이 측정됐는데 이는 간접흡연에 의한 것이거나 일상 주변에 있는 극미량의 방사성 라돈가스의 2차 부산물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런 논란으로 법정에 선 미국의 담배업계는 방사성 물질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변론을 하다가 최근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은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폴로늄이 담뱃잎에 농축되는 메커니즘은 인회석을 원료로 사용하는 인공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인회석은 암석에서 채취되는 물질로 이 암석에 극미량 자연함유된 라듐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이차적으로 붕괴하면서 풀로늄으로 둔갑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인공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인도산 담뱃잎에는 폴로늄이 거의 없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제조되는 담배에는 폴로늄이 들어 있다.

이후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담배 제조회사들의 침묵에 대항해 담뱃갑에 방사선 피폭에 대한 경고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트위터에서 "일본서 넘어오는 미량의 방사성 물질에 두려워하면서도 담배에 들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는 둔감한 게 현실"이라며 "방사성 물질의 함유량을 따질 게 아니라 미량이라도 유해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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