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통령이 웬 영어? 좋은데 뭘!” 美의회 연설 찬반 팽팽

기사승인 2013-05-09 13: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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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영어연설, "매우 굴욕적" vs "잃는 것보다 얻는 게 100배 많아"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합동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네티즌들은 주로 박 대통령이 왜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연설을 했는지와 박 대통령의 영어발은 등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박 대통령의 연설 직후 인터넷에서는 밤새도록 논쟁이 벌어졌다.

우선 영어 연설이 적절했느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민국 대통령인 만큼 “영어보다는 우리말로 하는 게 좋았다”는 의견과 “영어가 가능한데 굳이 우리말을 사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한 네티즌은 “한국어로 연설을 해도 통역사가 알아서 통역해 줄 텐데 굳이 영어로 연설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반대로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한국어로 연설하면 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매우 굴욕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영어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세계어인 만큼 영어 연설은 적절했으며, 오히려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보다 친근하게 여기도록 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옹호의견도 올랐다.

한 네티즌은 “영어는 이미 특정 국가의 언어라기보다는 전 세계인이 의사소통을 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기본 언어”라며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하면 미국인들의 친밀도도 높일 수 있다. 잃는 것 보다는 얻는 게 100배는 더 많을 것 같다”고 적었다.

"멋있고 자랑스럽다" vs "발음에 신경 써 거북"

박 대통령의 영어실력을 두고도 의견이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차분하게 잘 했다”거나 “박 대통령 멋있고 자랑스럽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발음에 너무 신경 쓰는 게 듣기 거북했다”거나 “열심히 외워서 한 것 같았다”며 비판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어 연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어 연설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연설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고 입장한 박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 6차례를 포함해 총 4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본래 예정됐던 시간보다 4분이 늘어난 34분쯤 걸렸다. 박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께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을 소개하는 특권을 갖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모습으로 또박또박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회장에 참석한 존 코니어스 의원을 포함한 총 네 명의 참전용사를 박대통령이 언급할 때마다 박수가 나왔고 마지막 하워드 코블 의원의 이름이 불릴 때는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박 대통령이 한미 동맹 60년의 증인이라며 데이비드 모건 중령과 그의 부친 존 모건을 손으로 가리킬 때 역시 기립박수가 나왔다. 데이비드 모건 중령은 주한미군으로, 존 모건은 한국전쟁 참전 군인으로 우리나라에 온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의 미의회 연설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다. 6명중 영어로 연설을 한 사람은 박 대통령을 포함해 이승만, 노태우,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총 4명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박요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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