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다 피해가”…오세훈 시장 외면 영상 화제

기사승인 2011-08-1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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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근길 지하철 서울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동영상이 화제다. 인터넷에서는 “마치 홍해를 가른 모세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동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화제의 동영상은 영상취재 전문 블로그인 ‘미디어몽구’가 17일 ‘주민투표 피켓 든 오세훈 시장과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것으로 18일 오후 3시 현재까지 8만5000여건의 조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블로거 김정환씨가 2005년 12월 개설한 미디어몽구는 기존 언론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사회적 이슈의 현장을 찾아 사진과 영상으로 전해온 대표적인 1인 미디어 매체로 해마다 각종 특종을 잡아내며 온라인 저널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미디어몽구에 오른 동영상을 보면 오 시장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 역에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피켓과 전단지를 들고 서있었다. 오 시장의 근처에는 사복 경찰과 서울시 대변인 등이 있었고 취재진도 여러명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제 갈 길만 바삐 오갈 뿐 오 시장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전단을 받아주지 않았다.

미디어몽구는 “오 시장이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려고 했지만 시민들이 오 시장 앞으로 오지 않았다”며 “다급한 (서울시 관계자) 한 분이 시민들에게 오 시장 쪽으로 지나가라고 안내했지만 시민들은 역시 이를 외면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민들이 계속 오 시장을 피해가자 오 시장의 일행 중 한 명은 ‘취재진이 몰려 있어 시민들이 피한다’며 취재진에게 3명씩 조를 짜 취재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기자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미디어몽구는 전했다.

결국 오 시장은 대변인과 함께 상의한 뒤 지하철 계단으로 이동했지만 역시 전단지를 받아드는 시민들은 극히 적었다.

미디어몽구는 “고생 많다며 와서 인사라도 하고, 사진이라도 같이 찍는 분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의외여서 놀랐다”며 “한 시민은 “지각하게 생겼는데 길 막고 뭐하는 짓이야”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반응이 싸늘했다”고 적었다.



해당 동영상은 곧바로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 등에 나돌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현직 시장을 시민들이 이렇게 차갑게 외면하다니 보는 내가 다 민망하다”거나 “모세의 기적을 보는 듯 출근길 시민들이 오 시장을 피해간다”, “서울 시민들의 민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러나 “그래도 혈세를 들이는 투표인데 시민들이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리 서울을 대표하는 시장이 저리 외면을 당하다니 왠지 측은해 보인다”고 걱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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