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밥맛이 좋다?” 하늘모르고 치솟는 밥솥값, 최근 3년 새 50%↗ 왜?

기사승인 2015-04-26 00: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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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

<김민희 아나운서> 이번 시간은 멋진 남자, 조규봉 기자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죠. 유통 저격수입니다. 반갑습니다. 기자님, 오늘도 어떤 유용한 정보 주실지 기대가 되는데요. 유통 저격수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작년에 결혼한 서른 살 예비신부 P씨는 신혼집에 들여 놓을 전자제품을 고르면서 결혼비용 지출 계획을 다시 짜야 했습니다. TV나 냉장고 등 대형가전 제품들이 비싼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밥솥 같은 소형가전 제품들도 예상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서인데요. 10만 원 대 정도면 충분히 구매가 가능할 줄 알았던 밥솥이 최신 제품은 50만~60만원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죠. 이렇게 국내 유력 밥솥 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매년 인상, 소비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밥값보다 더 오르고 있는 밥솥값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오늘 유통 저격수 주제는 밥값보다 더 오르는 밥솥값입니다.사실 우리나라 사람치고 밥맛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죠. 하루 세 끼 모두는 아니더라도 갓 지은 따뜻한 밥을 먹기를 바라는 만큼 집에 전기밥솥 하나쯤은 다 구비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그만큼 밥솥 가격도 정말 비싸졌습니다. 저도 얼마전 한 전자제품 매장에 들렀다가 밥솥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기자님, 업체들은 대체 왜 이렇게 밥솥의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인가요?

<조규봉 기자> 업체들은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밥솥 업체들의 실적이 매년 크게 증가하는 등 고가 정책에 대한 이득을 고스란히 챙기고 있어 가격 인상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럼 도대체 밥솥 가격이 얼마나 비싼가요.

<조규봉 기자> 국내 밥솥 점유율 1위 회사인 쿠쿠전자가 내수용으로 출시한 주요 IH압력밥솥의 지난해 평균 가격은 약 25만원 내외입니다. 2012년 평균인 16만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가격이죠. 쿠쿠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리홈 쿠첸의 IH압력밥솥 역시 2012년 17만 원 가량이었지만 지난해 21만 원 대로 가격이 올랐고 최근에는 60만~70만 원 대의 고가 제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와. 6,70만 원대면 정말 고가인데요. 과연 잘 팔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앞서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잖아요. 그럼 그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그동안 압력밥솥 시장의 주류였던 열판압력밥솥을 대체하는 IH압력밥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밥맛이나 위생, 편의성 등이 개선된 제품이 출시됐고 그 때문에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IH압력밥솥은 내솥의 아래 부분만 가열해 밥을 하는 열판 압력밥솥과 달리 전자기 유도 가열(Induction Heating) 방식으로 내솥 전체를 가열할 수 있어 밥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결국 기능이나 소재 등이 업그레이드 된 프리미엄 제품이 증가하면서 밥솥도 점차 판매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요즘 대표적인 전자제품인 세탁기보다 더 비싼 밥솥도 나오고 있다고 하던데. 그건 어떤 제품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쿠쿠홈시스는 40만 원 대 최고급 밥솥 ‘Top Control Edition’을 새로 내놓았습니다. 이 제품은 밥솥의 핵심 버튼이 제품의 윗면에 배치돼 '탑 콘트롤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출시됐는데요. 탑 콘트롤 에디션은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디자인적 가치도 높인 4세대 밥솥이며 신제품에 대한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밥솥 누적 판매 1500만대를 돌파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40만 원 대 밥솥. 비싸긴 하네요. 그럼 고가의 가격만큼 다른 일반 밥솥과 차별화된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님, 어떤 특징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이 제품은 종전 제품에 비해 외형은 작아지고 디자인과 기능은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핸들에 적용하고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줘 고급스런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기존 제품에 비해 LCD창은 두 배 가량 키워 요리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죠. 내솥은 어떤 압력이나 고열,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압력전용 코팅기술인 Xwall 코팅을 업그레이드한 Xwall-shine을 적용, 14중 안전장치, 입체보온센서 등으로 제품의 안전성도 높였습니다. 이 제품의 가격은 8인용이 33만 원 대, 조만간 출시될 10인용은 40만 원 대의 가격이 예상됩니다. 소형 세탁기보다 비싼 가격인 만큼 세탁기보다 비싼 밥솥이라는 이야기가 맞죠.

<김민희 아나운서> 쿠쿠홈시스의 매출도 올라갈 수밖에 없겠어요. 그렇죠, 기자님?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쿠쿠는 지난해 밥솥 220만대를 포함해 총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올해 매출 목표는 3200억원 수준입니다. 또 해외시장에서도 1500만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대단하네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사실상 국내 압력밥솥 시장을 쿠쿠전자와 리홈쿠첸 두 회사가 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밥솥의 가격 결정권이 소비자가 아닌 업체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는 쿠쿠전자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어 쿠쿠가 밥솥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서 올리는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쿠쿠전자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10여년 이상 국내 밥솥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만큼 제품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되면서 14% 내외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며 올해는 16%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삼성전자(10.1%)나 LG전자(1%) 등 대형 전자업체들보다도 현격하게 높은 이익률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일명 많이 남는다는 고마진 제품인 IH압력밥솥 점유율이 전체 밥솥 시장에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다 업체들은 매년 제품 판매단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회사는 더 배가 부를 수밖에 없겠네요. 네. 오늘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에서는 밥값보다 더 오르고 있는 밥솥값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는데요. 1970년대 처음 등장한 전기밥통, 그 당시에는 보온 기능밖에 없었지만 언제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충격이었죠. 그리고 이후 취사까지 가능한 전기밥솥이 개발됐지만 80년대 좀 산다 하는 집에선 일제 밥솥 구하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전기밥솥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바닥만 데우던 가열방식이 내솥 전체를 데우도록 바뀌며 소재도 스테인리스에서부터 금과 동, 돌까지 동원됐습니다. 결정적으로 90년대에 압력이 결합되면서 밥맛의 일대 혁신을 이루면서 전기밥솥은 정말 꼭 필요한 전자제품이 되었는데요. 이제 세탁기보다 비싼 밥솥도 나오고 있지만 업체의 꼼수는 사라진 정정당당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고소한 밥 냄새처럼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유통 저격수였습니다. ckb@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