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의 호갱탈출] 스케쳐스의 짝퉁 마케팅

기사승인 2015-01-28 03: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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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자의 호갱탈출] 스케쳐스의 짝퉁 마케팅

[쿠키뉴스=김 난 기자] 중·고등학교 여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케쳐스의 워킹화 ‘딜라이트’ 시리즈 짝퉁이 시중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짝퉁을 단속해야할 브랜드가 고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응에 나서기보다 ‘가짜가 나올 정도로 제품이 인기’라는 식으로 홍보에만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네요.

스케쳐스를 전개하는 LS네트웍스 측은 27일 보도 자료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케쳐스 딜라이트 골든팬더의 가품이 등장해 이슈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오픈마켓을 통해 유통되는 짝퉁은 스케쳐스 딜라이트 골든팬더(블랙 컬러와 화이트 컬러), 딜라이트 익스트림 오리지널(블랙 컬러) 3개 품목이라고 합니다.

짝퉁은 정품을 옆에 두고 서로 비교해보지 않는 한 구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포장 박스와 신발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 삽입된 보형물, 신발 포장재인 종이까지도 똑같습니다. 가격도
터무니없이 싼 게 아니라 정상가격에 비해 1-2만원 정도 낮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온라인이라 유통마진이 빠지니 이정도 저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런데 LS네트웍스는 보도 자료에서 ‘딜라이트 골든팬더는 선 판매 이벤트에서 수많은 인파와 팬들이 몰리며 매장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등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자랑을 앞세우고는 그저 ‘구매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대응이란 고작 ‘가품을 수거해 미국 본사에 공식보고하고, 본사를 통한 대응책을 마련해 가품 유통업체와 생산자에 대한 대응을 취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미 LS네트웍스는 짝퉁을 구입해 확인까지 마쳤으면서도 미국 본사의 대응을 우선적으로 기다리겠다는 겁니다. 짝퉁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해 판매 중지를 요청하지도 않았답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에게 짝퉁 유통채널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도 공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사기를 당하는 소비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이에 관해 LS네트웍스 측에 문의를 하자 그제야 “과거 미국 본사 법무팀에서 해당 쇼핑몰에 법적 조취를 취하자 쇼핑몰이 직접 소비자에게 환불을 해줬던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동일하게 처리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그 오픈마켓의 가품 판매 페이지가 닫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비자들을 위해서 스케쳐스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정품과 가품 구별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스케쳐스 블로그에 올라온 구별법을 보면 얼마나 똑같이 만들어졌는지 박스의 스티커가 컬러인지 흑백인지, 신발에 붙은 로고 스티커가 홀로그램인지 그냥 스티커인지 정도로 구분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확실한 구별법은 정품은 신발 깔창이 분리가 되지 않는데 반해 짝퉁은 깔창이 분리되고, 밑창에 탄성이 좋지 않은 무른 소재를 사용해 만져보면 말랑말랑하다고 하네요. 결국 온라인숍에서 제품을 살 경우 제품을 받아봐야 구별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LS네트웍스는 소비자 제보로 적발된 그 곳 외에 다른 오픈마켓은 아직 확인을 하지 못 했다고 하네요. 해당 짝퉁 판매 페이지가 닫혔다고 해도 그 판매자가 다른 오픈마켓으로 옮겨가 계속해서 짝퉁을 팔 가능성이 높은데 말입니다. 다른 오픈마켓을 통해 소비자 피해가 추가로 생길 수 있는 상황이지요.

결국 정품을 사고 싶다면 LS네트웍스의 스케쳐스 매장을 찾아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LS네트웍스가 보도 자료까지 뿌려가며 짝퉁의 등장을 홍보한 이유가 여기에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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