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2)] 집먼지 진드기라고요?

기사승인 2014-11-25 08: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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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2)] 집먼지 진드기라고요?

글·김영효 인하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안녕하세요? 코질환 주치의입니다. 시즌 1 ‘코질환 돋보기’에 이어서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인 ‘진료실 엿보기’ 어떠셨나요? 첫 회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으로 외래를 찾은 고등학생 환자와 보호자와의 첫 진료 풍경을 보여 드렸습니다. 집먼지 진드기에 강하게 양성 결과라는 결과를 듣고 놀란 환자와 보호자, 오늘은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요? 함께 진료실로 다시 들어가 보시죠.

주치의: 환자분은 알레르기 비염이 맞고, 원인은 아무래도 집먼지 진드기인 것 같습니다.
환 자: (화들짝) 집먼지 진드기라구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때, 뒤에서 역시 걱정스런 얼굴로 결과를 듣고 있던 보호자분, 그 새 스마트폰으로 ‘집먼지 진드기’를 검색하신 모양이다.

보호자: 여기 집먼지 진드기를 퇴치하려면 이불을 삶아 빨아 줘야 하고, 햇빛에 널어 말려 주어야 하고 온도와 습도를 낮게 유지해 주어야 하고, 집안에서 카페트와 양탄자를 치워 주어야 하고. 이런 것들 잘 해주면 나을 수 있는 건가요?

주치의: 물론 그런 것들을 일상 생활에서 실천해 주시면 좋겠지요.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계속 해 주실 수 있겠어요? 차라리 증상이 있으실 때 빨리 치료해 주시는 것이 나아요.

(비염 상식! 이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최근에 발표된 알레르기 비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의 지침에 따르면, 일상 생활 속에서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한 이러한 '회피 요법'이 환자의 노력 및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효과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회피 요법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치의: 먹는 약과 함께 뿌리는 약을 좀 처방해 드릴께요.
보호자: 먹는 약은 졸립지 않나요?
주치의: 요즘 나오는 약들은 졸립지 않아요.
(비염 상식! 이전의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는 약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 이후로는 졸음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심지어는 항공기 조종사에게도 허용되는 약물이 많습니다. )

보호자: 뿌리는 약은 오래 뿌리면 좋지 않다던데. 2주씩이나 뿌려도 괜찮아요?
주치의: 약국에서 구입하실 수 있는 뿌리는 약은 너무 오래 뿌리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처방받으시는 분무제는 오래 쓰셔도 상관 없는 약이니 꾸준히 뿌려 주세요^^

(가장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코감기나 비염이 심할 때 뿌릴 수 있는 분무제가 약국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분무제들에는 공통적으로 ‘자일로메타졸린’이라고 하는 일종의 혈관수축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혈관수축제를 너무 오랜 기간 동안 규칙적으로 분무하면 ‘약물성 비염’이라고 하는, 오히려 비염이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약제들의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 보면, '7일 이상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받으시는 비강내 스테로이드 분무제는 전혀 다릅니다. 2세 이상 (제품에 따라 6세 이상)에서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을 뿐 아니라, 오래 사용하셔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제입니다.)

먹는 약과 뿌리는 약을 꾸준히 사용할 것을 당부하고 환자와 보호자를 보낸 코질환 주치의. 하지만 2주 후, 뭔가 불만이 있는 표정으로 다시 외래를 방문하였습니다.

환 자: 아무래도 약이 잘 듣지 않는 것 같아요! 증상이 그대로인데요?
보호자: 그것도 그렇지만 왜 이렇게 갑자기 코피가 나는 건가요?
주치의: 그건 말이지요.

왜 환자는 2주 후 증상이 잘 낫지 않고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타난 것일까요? 궁금하시다면 2주 후 계속 이어지는 '진료실 엿보기'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