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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 Millennials… 美도 ‘삼포 세대’ 졸업=독립 옛말
  • 입력:2013.09.24 17:28
  • 수정:2013.09.2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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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 Millennials… 美도 ‘삼포 세대’ 졸업=독립 옛말 기사의 사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부모와 살던 집에서 나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전형적인 미국 젊은이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20살 되면 독립’이라는 공식은 이제 미국에서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취업이 안 돼 부모에게 얹혀살고 아예 연애·결혼·출산까지 포기한 ‘삼포(三抛)세대’로 살아가는 성인들이 늘고 있어서다. 몇 년 전만해도 미국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축으로 주목받았던 ‘밀레니얼스(Millennials)’의 현실이다.

◇3명 중 1명은 캥거루족=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의 거주형태 현황을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세대에 해당하는 18∼31세 성인 가운데 36%가 2012년 말 현재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32%에서 5년 새 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미 인구조사국이 거주형태 통계를 집계한 지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퓨 리서치센터는 전했다. 리처드 프라이 선임 연구원은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18∼31세 성인이 부모와 같이 사는 비율은 2000년 초반까지도 31%대를 벗어나지 않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전에 없던 증가세여서 ‘새로운 트렌드’로 부를만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총 70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중 3분의 1 정도인 2160만명이 부모에게 얹혀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모와 같이 사는 이들 절반 가까이가 대학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자녀가 집 떠나는 것이 일상화됐던 미국에서 이젠 세 집 걸러 한 집 꼴로 부모가 다 큰 자녀를 뒷바라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증가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증가폭이 컸던 만큼 금융위기 전후 통계 대비를 통해 원인을 추정했다.

첫째, 높은 청년 실업률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의 취업률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만해도 70%에 달했지만 2012년에는 63%로 추락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아직 취직 못한 응답자들이 부모와 같이 산다고 답한 비율이 45%인 데 반해 취업한 이들은 29%만 부모와 산다고 답했다.

둘째, 이전 세대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높은 점도 독립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등록금 대기가 빠듯해 부모와 사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18∼24세의 대학진학률은 2007년 35%였지만 2012년에는 39%로 상승했다. 현재 대학생인 응답자가 부모와 같이 산다고 답한 비율은 66%에 달한 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들이 부모와 산다는 응답은 50%였다. 프라이 연구원은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건 취업을 뒤로 미루는 것이기도 하다”며 “취직이 잘 안 되다보니 대학으로 일종의 도피를 하는 셈”이라고 했다.

셋째, 부모와 같이 사는 밀레니얼 세대는 덩달아 결혼도 늦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만해도 결혼한 18∼31세 성인이 30%였는데 2012년에는 25%로 크게 줄었다. 특히 1968년에는 결혼을 고리로 부모로부터 독립, 배우자와 함께 사는 거주형태가 56%에 이르렀는데 2012년에는 절반인 23%로 뚝 떨어졌다. 대신 룸메이트 등과 사는 동거형태가 68년 6%에서 2012년에는 27%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구직난에 결혼이며 출산 등을 포기한 채 부모와 사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의 20∼30대도 우리나라처럼 삼포세대가 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위기가 바꿔놓은 신(新)풍속도=캥거루족, 삼포자녀가 늘면서 미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헬리콥터 부모’도 늘고 있다. 헬리콥터 부모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해도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맴돌면서 온갖 일에 다 참견하는 부모를 일컫는다. WSJ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부모와 가깝게 지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겨냥, 요즘 IT기업 사이에선 아예 부모를 회사로 초대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유능한 인턴의 부모가 주요 공략대상으로, 이들이 회사를 마음에 들어 하면 자녀가 계속 회사에 다니도록 허락해주고 입소문도 내 인재를 손쉽게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은 5월 지난해에 이어 ‘부모 초청의 날’을 개최했다. 2000명의 부모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WSJ는 금융회사 노스웨스턴 뮤추얼에 재직 중인 네이트 크루즈의 취업 사례를 소개하며 “엄마인 뎁 크루즈씨가 2008년 이 회사를 아들에게 추천해 다니게 됐다”고 전했다. 뎁 크루즈씨는 지금도 종종 아들 회사에 들러 그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업인 링케딘도 오는 11월 14개국에서 부모 초청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열기로 했다. 링케딘 측은 “부모들이 회사에 다녀가면 밀레니얼 세대 직원의 사기가 눈에 띄게 진작되는 등 성공적이어서 행사를 여러 나라로 확대해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모에게 단순히 회사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녀의 성과가 좋지 않으면 부모에게 전화해 상의한다든가, 심지어 임금협상까지 논의하는 기업도 더러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Key Word-밀레니얼 세대

(Millennial generation)=1981년 이후부터 2000년 초 태어난 세대로 미국에선 특히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18∼31세 젊은층을 가리킨다. 일명 ‘밀레니얼스(Millennials)’. 2차 세계대전 이후 1946∼65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이기도 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 세대(메아리 세대)로 불리며, 65∼80년생의 X세대 이후 출생해 Y세대로도 불린다. 좋은 교육과 물질적인 어려움 없이 성장했기 때문에 자존감과 성취욕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역사상 가장 많았던 베이비붐 세대(7700만명)와 유사한 규모로, 7000만명에 달해 이들의 의식과 소비패턴이 향후 미국의 경제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장기 경기침체로 좀처럼 구매력을 가진 경제 주축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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