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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안주연] 연애 난민
  • 입력:2012.12.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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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안주연] 연애 난민 기사의 사진

어른들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10대 때는 “공부는 잘 하니?” 20대 때는 “취직은 언제 하니?” 취직이 해결되면 “결혼은?” 그리고 곧 “아이는?”이라고 계속해서 묻는다. 나이와 신분 변화에 따라 질문은 달라지지만 최근 태어나서 걷고 말하기 시작한 모든 이들에게 꼭 묻는 질문이 있다. “남자친구(혹은 여자친구)는 있니?” 마치 없으면 큰일이나 날 것 같은 뉘앙스다.

하긴 요즘에는 유치원생도 TV에 나와서 사랑한다고 공개 고백하는 시대이니 앞에 있는 다 큰 애가 연애 상대가 없는 것이 걱정일 것이다. 이제 ‘미혼’뿐 아니라 연애하고 있지 않은 상태의 ‘싱글’도 상당히 결격사유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인지 애타게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각종 연애 지침서도 넘쳐나고, 심지어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학원도 생겼다.

그럼에도 꿋꿋이 버텨내던 싱글들이 두려워하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영화관에는 ‘러브 액추얼리’같이 “사랑이 최고야”라고 외치며 서로의 짝을 찾아 가는 로맨틱 코미디 일색이다. TV고 잡지고 연인들을 위한 내용뿐이다. 거리는 다정한 연인으로 넘쳐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서는 ‘솔로대첩’이라고 해서 대규모 미팅 행사까지 열린다고 한다.

한 친구는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명동거리를 걷다가 “어머, 쟤 좀 봐. 혼자 다녀”라고 수군대는 연인의 말에 상처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인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소개팅 주선을 요청하는 민원이 늘어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소개팅 해서 그 다음해 봄 결혼한 친구는 전설의 성공담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연애난민(戀愛難民)’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난민은 전쟁이나 재난 따위를 당해 곤경에 빠진 백성이란 뜻.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자 하는데 하고 있지 못해서, 혹은 잘 되어가지 않아 상당히 곤란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으니 난민의 범주에 넣어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이라는 것이 언제나 ‘연애 중’일 수 있는 것일까.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감정은 쉽지 않을 텐데…. 예전에 어떤 청춘 드라마에서 나왔던 “인간이 아메바였으면 좋겠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연애가 기본 의무인 사회. 그냥 자웅동체로서 분열생식하는아메바였다면 사랑을 찾아, 연애를 갈구하면서 이 거리를 헤매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안주연(웨스틴조선 호텔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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