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 관음증?… CCTV로 범인잡기 게임 英서 출시 예정

기사승인 2009-10-05 2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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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 관음증?… CCTV로 범인잡기 게임 英서 출시 예정

[쿠키 톡톡] ‘범죄예방을 위한 궁극의 장치인가, 관음증 환자들을 위한 게임인가.’

지천으로 깔려있는 CC(폐쇄회로)TV를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 실제 범행장면을 목격한 사람에게 포인트를 주는 인터넷 게임이 영국에서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5일 보도했다.

‘인터넷 아이스(Internet Eyes)’라고 명명된 이 게임은 영국 전역의 가게와 빌딩 등에 있는 수백만개의 CCTV를 통해 중계되는 화면을 통해 실제 법을 어기는 사람들을 찾아내 신고하는 게이머에게 매달 최고 1000파운드(약190만원)를 지급한다. 또 인터넷 아이스에는 ‘범죄자들’이라는 코너를 개설, 범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의 얼굴을 올려놓아 네티즌들이 이들을 잡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다음달 워위크셔의 스트랫포드-어폰-아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이 게임이 ‘훔쳐보기 좋아하는 변태들을 위한 천국’에 불과하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쓰레기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부터 오토바이의 자잘한 교통위반까지 모두 공개될 수 있다며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토니 모건은 이 게임은 작은 범죄들로부터 지역 상권을 보호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터넷 아이스 패트롤 있음’이라는 간판을 내걸어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건은 “경찰 카메라뿐 아니라 일반 가게의 CCTV까지 모두 다 인터넷 아이스의 회원이 되길 바란다”며 “카메라 한 대 당 매주 20파운드만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에는 현재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1.5배 많은 420만대의 CCTV가 가동되고 있지만 실제 제대로 감시에 이용되는 것은 1000대 중 한 대에 불과하다”며 “수십만의 게이머들이 24시간 수백만대의 카메라를 무작위로 지켜본다면 많은 범죄를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머들은 CCTV를 통해 전송된 화면을 무작위로 보면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수상쩍은 화면을 볼 때 클릭을 하면 된다. 클릭을 하게 되면 캡처된 하면과 함께 문자메시지가 해당 CCTV의 운영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 운영자는 실제 범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모건은 “우리들은 이미 420만대의 CCTV에 노출돼 있다”며 “프라이버시를 위해 게이머들이 보고 있는 화면이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tazza@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