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할 때 저항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 허락해야” 성폭행 가해자 인터뷰 논란

기사승인 2015-03-07 10: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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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할 때 저항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 허락해야” 성폭행 가해자 인터뷰 논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BBC 다큐멘터리 ‘인도의 딸’ 방영

[쿠키뉴스=이영수 기자]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BBC방송과 인도 정부 간에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BBC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12년 세계적 공분을 일으킨 인도 버스에서의 여대생 성폭행 사건과 인도의 여성 인권 문제를 환기하는 내용의 ‘인도의 딸’이란 다큐멘터리 영화를 방영할 예정이다. 그러자 인도 정부는 이 영화에 대한 방영 금지 및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빌미가 된 것은 이 영화에 담긴 성폭행 가해자 인터뷰 내용이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사전 공개된 가해자 싱(사진)의 인터뷰는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행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 등 피해자를 비난하고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이에 라지나트 싱 인도 내무장관은 “영화에 담긴 가해자의 발언이 매우 경멸적이고 여성의 존엄을 모욕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인터뷰 허가가 내려졌는지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인도 정보방송부는 이 영화의 자국 내 방송을 금지했다.

다큐 제작자인 우드윈은 “이를 통해 성폭행범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인도 정부의 방영 금지 조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고 반박했다. BBC 역시 “가슴 아픈 다큐멘터리는 피해자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로 만들어졌고 BBC의 편집방침을 충실히 따랐다”며 “지구촌을 충격에 빠뜨린 흉악범죄를 돌아보고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영화는 8일 BBC와 인도 NDTV를 비롯해 세계 7개국에서 방영될 예정이나 인도 정부는 영화의 자국 내 방송 금지는 물론 유튜브에도 접속 차단 조치를 해뒀다.

이를 두고 인도 사회 내부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일부 네티즌들은 ‘#banBBC(BBC를 추방하라)’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트위터를 통해 “성폭행이 인도에서만 일어나나? 인도를 모욕하기 위한 꼼수다”라고 주장하며 BBC를 비난했다. 반면 ‘#DontRapeAgain(다시는 성폭행을 저지르지 말자)’이란 해시태그로 BBC를 지지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변호사는 “영화 하나보다는 인도 정부의 방영 금지 조치가 인도의 국격을 더 해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도 민주여성협의회장 자그마티 상완은 “(성폭행이 여성 책임이라는 것은) 극악무도한 관점이지만 인도의 모든 종교지도자와 사회지도자, 입법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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