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봤어?] 복서 아내 성추행한 폭력배들 쓰러지다… ‘정당방위?’

기사승인 2014-11-24 10: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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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캡처

올해 초 20대 남성이 집 안에 무단으로 침입한 도둑을 때려잡는 과정에서 뇌사 상태에 빠트려 정당방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집주인은 과잉방어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입니다. 법원은 “도둑을 제압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저항하지 않고 도망가려는 자를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것은 정당방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사건이 러시아에서 벌어졌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인터넷에선 러시아 폭력배들이 프로 복서에게 실신당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프로 복싱선수 니콜라이 블라센코(29)는 10여명의 조직폭력배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세 명을 때려눕혔습니다. 나이트클럽에서 조폭들이 아내를 성추행하면서 억지로 VIP룸으로 끌고 가려고 해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폭력배 두 명은 블라센코의 주먹 단 한 방에 추풍낙엽처럼 쓰려졌습니다.

당시 목격자들은 “조폭들의 리더가 웃통을 벗고 블라센코에게 덤벼들다 볼링핀처럼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설치돼 있던 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 공개됐죠.

폭력배들은 뒤늦게 변호사를 선임해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경찰은 CCTV를 확인한 후 블라센코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처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였다면 쌍방폭행도 아닌 일방폭행으로 사건이 처리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한국에서도 도둑 뇌사 사건 이후 정당방위의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피해가 크더라도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으면 정당방위에 포함시키기로 한 겁니다.

찾아보니 경찰이 정당방위의 범위를 넓게 인정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6월 집안을 들여다본 괴한을 붙잡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한 가장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경찰의 행정편의주의 때문에 폭행의 피해자도 쌍방폭행으로 입건되는 부당한 경우에 대한 문제제기도 등장했으면 하네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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