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하이만 바닷물을 음용수로… 논란 뜨겁다

기사승인 2014-04-25 0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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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중국 베이징(北京)의 만성적인 물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보하이(渤海)만 바닷물을 걸러서 베이징 시민이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베이징 시정부는 최근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 차오페이뎬(曹妃甸)구에 대규모 담수화 공장을 세워 2019년까지 하루 100만t의 물을 베이징에 공급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차오페이뎬은 베이징에서 220㎞ 떨어진 보하이만 해변에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3조원 가까이 투입된다. 담수화 공장 건설에 70억 위안(약 1조1600억원), 차오페이뎬에서 베이징까지 송수관을 까는데 100억 위안(약 1조6600억원)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베이징 시민들은 황해(서해)에서 가장 오염이 많이 된 보하이만 바닷물을 취수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하이만에는 공업지대인 톈진(天津),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산둥(山東)성 옌타이(烟臺), 웨이팡 등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하이만은 입구가 좁아 오염된 바닷물이 쉽게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인 왕샤오수이(王小水)는 이에 대해 “차오페이뎬은 지난 수년 동안 조사한 결과 해류의 흐름이 원활해 보하이만에서도 수질이 가장 좋은 곳”이라며 “여기서 취수한 바닷물에서 소금과 중금속, 박테리아 등을 제거하면 직접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밖에도 많다. 바닷물 담수화를 통해 공급하는 하루 100만t 물은 베이징시 하루 물 소비량의 10분의 1 밖에 안된다. 베이징시는 이에 따라 현재 짓고 있는 담수화 공장보다 세 배나 규모가 큰 또 다른 담수화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 경우 엄청난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거액을 들여 담수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다보니 수돗물 단가가 기존 t당 4원에서 앞으로 t당 8원으로 높아질 형편이다. 담수화 과정에서 염분 함량이 높은 침전물이 부산물로 나오는 것도 해양 생태계를 해칠 것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중국은 담수화 공장 건설 및 운영 경험이 없어 공장 설비와 파이프라인 등을 노르웨이, 미국 등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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