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보스턴 (마라톤대회의) 테러를 축하합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이 애용하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이렇게 끔찍한 말을 내뱉은 남성을 찍은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일본인이라고 소개했지만, 일본 인터넷 매체와 혐한 네티즌들은 ‘일본을 흠집 내려는 한국인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엉뚱하게 한일 감정 대결로 비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아이디 ‘takoyaki200OOO’인 네티즌 A씨는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가 발생한 지 한나절 정도가 지난 16일 오전 유튜브에 ‘I celebrate the terror of Boston!’이라는 제목으로 된 17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네티즌 A씨는 ‘안녕 여러분. 저는 보스턴 테러를 축하합니다. 일본에서 미군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녕히 계세요(Hi, Everyone! I celebrate the terror of Boston. Do not need US troops in Japan. Good bye!)“라고 짧게 영어로 말한다.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으로 보아 A씨는 영어권 출신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또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는 게 두려웠는지 코 아래만 촬영해 올렸다.

20초도 안돼는 짧은 영상이지만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일본 네티즌들은 특히 이 네티즌이 진짜 일본인인지 추적한 결과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판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A씨가 지난 2년간 유튜브에서 한국을 옹호하고 일본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아온데다 자신의 아이디 옆에 태극문양을 썼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 A씨가 썼다는 댓글에는 “일장기는 하켄크로이츠와 같다”거나 “재일 코리안에게 보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보수층은 아시아의 병원균”, “(일본의) 인터넷·우익은 (한류를 많이 방송하는)후지TV 사원의 머리카락 한 개의 가치도 없다”, “한국에 가서 (과거)범죄를 반성하는 수상을 선택하자”, “한국은 좋은 나라”, “한국의 로켓기술은 일본 보다 낫죠”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일본 혐한 네티즌들은 또 A씨가 동영상을 삭제하자 ‘저작권자인 김O성이 동영상을 삭제했다’는 안내문구가 떴다며 한국인이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가 한국인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의 인터넷 매체들이 16일 저녁 이후 이를 앞다퉈 보도하고 나섰다. 여기에 혐한 네티즌들은 A씨가 올렸던 동영상을 다시 유튜브에 올리며 ‘이것이 진짜 한국인의 모습’, ‘추악한 한국인’이라며 한국 혐오증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외국 네티즌들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인들과 앞으로 가깝게 지내선 안되겠군”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혐한 네티즌들의 교묘한 술책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한 한국 네티즌은 “김O성이라는 이름은 일본 네티즌들이 한국과 관련한 정보를 왜곡할 때 주로 사용하는 이름이다. 또 끔찍한 발언을 한 남성의 얼굴을 보면 갸름하고 길쭉한데 이는 한국인에게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얼굴형”이라는 분석글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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